나의 풍경 207

눈발 나리는 창가에서

1. 어찌할 수 없는... 얼마전 SBS '아카이브K' 라는 프로그램에 이문세가 나왔을 때 작사가 김이나가 이 곡을 작사, 작곡한 이영훈의 섬세함에 대해 얘기하며 '...눈이 정말 올라가더라고요'... 오랫동안 끊었던 담배 하나에 불을 붙이고 창문을 열어보니 눈이 내리고 있다. 간간이 바람이 일 때마다 눈발이 상반신을 덮치며 방 안으로 훅~ 훅 들이친다. 내 몸이 마치 눈내리는 거리에 서 있는 듯 하다. 골목 가로등 전구 아래로, 내려앉는 눈 입자도 보이고 올라가는 눈 입자도 보인다. 이영훈은 바람부는 날의 눈을 가사로 옮긴거다. 바람이 조금이라도 없으면 눈은 중력을 거스르고 결코 하늘로 올라갈 수 없다. 모든 힘든 이들의 고단한 삶에도 가끔씩은 바람이 불어 저 날아오르는 눈발처럼 잠시나마 중력없이 둥실..

나의 풍경 2021.02.04

빗속의 연가

작년 11월경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보다가 잠시 지나가는 한 장면에 내내 꽂혀있다가 이제서야 유튜브에서 옮겨놓는다. 1. 영화속 술집 풍경이 청춘시절 가끔씩 갔던 3류 클럽을 닮아있다. 노래 한 곡 부르려면 1,000원을 내고 밴드 마스터에게 번호적힌 종이 티켓을 산 후, 해당 번호를 호명하면 무대에 나가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던... 노래를 부르면 흥에 못이긴 관객들 몇몇이 무대로 나와 음악에 맞춰 부르스나 고고춤을 추거나 했었다. 청춘들의 소음과 열기로 가득찬 나이트와 비교하면 3류 클럽은 중년들이 많았고 조금 차분한 분위기였다고 할까?... 혼자서 맥주 서너병과 안주를 시켜놓고 마시며 아버지, 어머니뻘 되는 중년남녀들의 조금은 김빠진 듯한 무대를 구경하고 있다가, 부르고 싶은 노래가 있을 ..

나의 풍경 2021.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