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풍경

'안동역에서' 가사평

라즈니쉬 2014. 6. 15. 15:32

 

 

 

 

1.

바람에 날려버린 허무한 맹세였나
첫 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새벽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
안오는 건지 못오는 건지
오지 않는 사람아

안타까운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기적소리 끊어진 밤에



2.
어짜피 지워야 할 사랑은 꿈이였나
첫 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새벽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
안오는 건지 못오는 건지
대답 없는 사람아

기다리는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밤이 깊은 안동역에서

기다리는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밤이 깊은 안동역에서

 

 

******************************************************

 

 

1.

연인을 기다리는 남자의 마음이 절절하게 표현된 가사다.

 

<첫눈이 내리는 날 어디서 만나자>...

이런 약속은 현재의 50대 이상은 모르지만,

40대들만 해도 드물지 않았을까?...

 

약속... 편지... 기다림... 안타까움...

이런 단어들은 문명의 이기가 이미 다 해결해버린 시대... 

 

상대방이 약속을 잊으면 전화해서 기억시켜주면 되고,

편지는 메일이나 핸드폰 문자로 대신하면 되고,

기다림은 언제까지 기다리면 도착하는지 실시간으로 물어보면 되고,

안타까움은 절실한 기다림이 없으니 생겨날 일도 없을 거고...

 

삶을 이롭게 하는 문명의 수단과 방법이 발전할수록

어쩌면 연인을 향한 절실함은 줄어들어 가는 것 같다.

 

옛날같으면 건너동네 말순이와 잔칫집에서 눈길 한 번 나눈 후

그 기억을 잊지못하고 가슴에 간직하며 다시 만날 날을 손모아 기다리며

친구들이나 주변 어른들을 통해 말순이 소식 하나 듣기에 모든 신경을 집중시켰을거다.

 

하지만 오늘날엔 건너동네 말순이와 서로 필이 꽂혔다면 하루 종일 카톡을 할 것이며,

말순이같은 상대가 없다면 주변친구들로부터 소개팅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며,

몸소 이성을 헌팅하러 나이트나 클럽으로 행차도 가능한 시대.

 

호주머니에 적당한 유흥비만 있으면

언제든지 이성과 접할 수 있는 시대이니

이런 시대에 이성에 대한 안타까움이나 절실함이 어찌 쉽게 생기겠는가?...

 

 

2.

지금의 2~30대들은 어쩌면 대부분이 느껴보지 못했을 것 같은...

이성간에 있어서의 '애틋함'이란 단어.  

 

결혼생활중 작은 갈등에도 쉽게 이혼을 선택하게 되는 원인은

연애기간중 쌍방간 감정에 '애틋함'이 없었던 것도 하나의 이유는 아닐까?...

 

무엇이든 쉽게 쉽게...

머리아픈 건 싫어...

자신에게 최대한의 재미와 쾌락을 줄 수 있는 상대가 연애상대 1순위라면,

젊은 청춘들의 마음의 깊이, 생각의 깊이, 인내심의 깊이는 

그만큼 얕아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 연애...

요즘 청춘들은 똑똑하지만 영악한 면도 있어서

다들 현명한 사랑과 현명한 연애를 꿈꾸겠지만,

사랑과 연애와 현명함이란 단어를 함께 병립시킬 수 있는걸까?

 

'현명한'이란 조건이 붙는 사랑과 연애는 얼마나 모순인가?...

사랑은 눈에 콩깎지가 씌워야 가능한 것이라는 말도 있듯이

현명함을 앞에 내세우며 상대를 마주한다면 사랑이란 감정은 생겨나기가 극히 힘들다.

 

머리로만 밀당하는 연애와 사랑의 홍수시대에서

가슴으로 하는 사랑에 동반되는 '애틋함'이란 단어가 새삼 그리워지는 시대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발표한지 6년만에 트롯계 1위를 한 '안동역에서'라는 노래가 사랑을 받는 이유는 

여자를 기다리는 한 남자의 감정에서 

우리 모두 '애틋함'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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