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풍경

단일화, 착한 아마추어의 정치실험극

라즈니쉬 2012. 11. 25. 16:58

 

먼저 한마디로 느낌을 말하면 제목대로 <착한 아마추어의 정치실험>이었다고 보인다.

 

진보 인사들과 진보 언론들이 안철수의 후보사퇴를 두고,

아름다운... 용기... 등등의 수식어를 사용해 비교적 좋은 평가를 하고 있다.

 

글쎄다.

그렇게 평가하는 게 지금 시점에서 진보세력이나 야권에 도움이야 물론 되겠지만,

길게봐서 그게 과연 도움이 될까?...

 

난 안철수의 사퇴문제만 놓고 봤을 때,

대체적으로 방송의 보수패널들이나 인사들의 진단에 동의하는 바가 많아지던데...  

 

이미 사퇴한 사람을 야박하게 평가하면, 평가하는 사람이 인간적으로 야박해 보여

욕들을 가능성때문에 다소 미화시켜 평가하는 분위기도 보이는데,

우리 정치를 길게 본다면, 

안철수에 대한 야박한 평가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현재, 넷에서는 안철수란 인물과 그의 사퇴를 두고 양극단을 오가는 의견들이 존재한다.

분위기상 그리고 이미 사퇴한 마당이고, 그리고 결선을 앞두고 잇는 상황이기 때문에,

비호감적 느낌들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생각.  

 

내 느낌을 그냥 간단하게 항목별로만 배열해 본다.

 

1. 안철수란 인간에 대한 인기의 실체...

 

  거품이 많았던 건 아닌가?... 

  표방하는 바와 구호는 좋았지만,

 '새정치'... '정치쇄신'... 의 내용을 보면, 정작 근본적이고도 중요한 문제가 빠졌다는 여론이 많았다.

  선거구 제도 등... 별 특별한 것이 없어보이니, <에게? 고작 이런 거였어?>... 라는 시각들.

 

  누구 말대로, IT와 결합시켜 선거운동을 아주 획기적인 방법으로 하겠다는 등의 발표를 한다든지...

  참신함과 신선함을 기대하던 일반인들에게, 단일화 진행상황에서 그 기대감에 부응하는 무엇을

  내어놓지 못한 것 같다. 

 

 얼핏 드는 생각은,

 MB 당선시 국민들의 기대감이 "어떻게든 잘 살게 해주겠지!"...였다면,

 안철수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은 "어떻게든 좀 정치를 새롭게 바꿔주겠지!"... 였다고 보인다.

 
 "어떻게든!"...

 무슨 일을 하더라도 '어떻게?'...라는 방법이 제일 중요한데,

 인물에 대한 이미지가 겹치다보니 국민들은 그냥 막연하게 기대한다.

 정작 중요한 "어떻게?'...를 따져보고 검증도 해 보지 않고.  

 

 한마디로, 안철수의 "어떻게?"...는 너무 부실했다. 

 

 

2. 대선 출마 선언시부터 보이던 자가당착

 

   민주주의 정치에서 정당정치를 부정하면 뭐가 남으며, 무엇을 이룰 수 있나?...

   대통령이 되면 국회와 여야를 설득해서?... 양 진영의 설득이 그리 쉽다면 누가 못하리?...

   그렇게 치열한 정치인생을 살아왔던 노무현도 정작 하지 못한 개혁을...

 

   정치는 세력싸움이고 조직인데,

   정치쇄신을 해 나갈 수 있는 세력들과 힘을 합쳐 새 정당을 진작에 만들었어야지.

   정당정치를 비판하는 건 좋은데, 그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대안없는 비판이 어디에 쓸모있나?...

 

   그리고, 민주당 또한 구태정치라고 공격하고 나왔는데,

  구태 정치 집단들과 왜 단일화를 해야했나?... 단지 야권 단일후보가 되기 위해서?...

 

  그리고 친노는 왜 공격했나?... 거대 전선을 앞두고 '친노'를 공격하는 게 어디에 도움되길래?...

  안캠프의 아리송한 회견들(인적쇄신 운운)은 많은 친노성향의 국민들을 적으로 돌리는 행위였다.  

 

 

3. 캠프 판단 실수

 

   왜, 여론조사 방식이 자꾸 변해갔을까?...

   지지율 변화에 신경쓰지 않을 순 없다지만...

  새 정치를 표방하고 나왔으면서도, 정작 자신과 캠프가 주장하던 구태정치와 별반 다름없는...

 

   진중권 말대로... 왜 문화예술인 협회 원로들의 마지막 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사퇴를 하느니, 100% 성에 차진 않았겠지만 그냥 깔끔하게 받아들였으면 누구라도 승복하는 단일화가 되었을텐데...

 

5. 사퇴로 본 그의 인성과 절제력 

 

   본성이 선한(착한) 사람임에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선하고 약한 성정이었으니, 마무리를 그런 방식으로 한거다.

   자신의 억울함을 감추지 못하고, 마지막에 그런 형식으로 사퇴의 변을 남기고.

   <착한 사람의 불뚝 성질>처럼 비춰졌다면 내가 이상한건가?... 

  

6. 야권으로서 최악의 상황만 피한, 가장 실패한 단일화. 

 

   사퇴선언 후, <안철수, 민주당에 빅엿!>....이라고 표현한 네티즌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사실, 사퇴의 변을 단어 하나 하나를 분석해 보자면 그런 의견을 가질 수도 있어보인다.

   끝까지 정치하겠다는 사람이,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이런 형식으로 사퇴하는 게 최선이었을까?...

   
   본인의 명예를 지키는데는 성공했는지 모르지만,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에겐
   최악에 가까운 그림이었다. 

 

  사퇴선언 후 우스개 소리로,

  <가장 성공한 사람은 안철수, 그 다음 성공한 사람은 박근혜, 실패한 사람은 문재인>...이란 평가도 있었다. 


향후, 사퇴한 안철수가 선거국면에서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또 선거국면이 끝난 후,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그에 대한 세간의 판단이 많이 엇갈릴 것 같다. 나 역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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