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풍경

우리가 눈발이라면

라즈니쉬 2012. 12. 5. 12:07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 도 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개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못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길고 붉은
상처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

 

메일함에 쌓여있는 메일 스무여통을 정리하다가,

문재인 캠프에서 온 메일을 클릭했더니,

문재인의 멘토 '함민복'시인의 얼굴이 한쪽편에 떠 있었다.

 

시인의 생각을 잠시 엿보고 싶은 마음에,

클릭하니 담쟁이 캠프로 연결된다.

 

문재인의 멘토들!...

시인, 예술가들의 얼굴과 짧은 글들이 소개되어 있다.

몇 편을 읽어보다가 마지막에 안도현 시인...

 

글중에 위의 시가 들어있었는데...

눈으로 짧은 시를 읽고나니,

갑자기 눈물이 난다.

 

나야말로...

어쩌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같아서...

 

시인은!... '진눈깨비는 되지말자'...고 했는데...

나는 지금!... '진눈깨비가 되어 살고 있다'...

 

누군들!...

진눈깨비 모습으로 살고 싶었겠는가?...

 

네가 전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너의 삶은 진눈깨비가 되어있다고,

그렇게 살지 말라고,

어떤 시인이 시어 하나로 죽비를 치는 아침.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니...

어느샌가 거센 눈발이 날리고 있다. 

 

 

2012/ 12/ 5일/ 11시.  


 


'나의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무현의 선견지명  (0) 2012.12.08
사랑에 대한 단상  (0) 2012.12.07
단일화, 착한 아마추어의 정치실험극  (0) 2012.11.25
대통령후보 단일화에 대한 생각  (0) 2012.11.22
음주시의 뇌파   (0) 2012.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