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풍경

강금원 회장 별세에 붙임

라즈니쉬 2012. 8. 3. 13:50

 



 

1.

사랑하는 대상이 남자고 여자고를 떠나서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강금원이 노무현을 후원했듯 할 것이다.

 

천민자본주의가 판치는 이 기형적 국가에서,

정치계에 줄대어 불편법 기업확장을 도모하지 않는 게 이상한 나라에서,

한 정치인에 매료되어 오랜 세월을 드러나지 않게 후원해왔던 기업인.

 

그런 그를 위해,

이 정부는 한 때 잠시 그에게 교도소만 제공해 준 것으로 보이지만

아무도 모르게 그의 뇌종양 발생에도 도움을 줬을 것이며,

아무도 모르게 비교적 이른 나이에 죽음도 맞이하게끔 도와주었을 것이다.

 

이 정부의 슬픔은

아무도 모르게 했다고 생각한 수많은 일들이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거나 종국엔 다 알게 되는 것. 

 

 

2.

그에게 고마움을 표현한 노무현의 한마디

'내 곁에 그가 없었다면, 난 경제적 파산자가 되었을 것이다'...

같은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세상을 변화시키려 노력했던 두 사람.

서로가 서로에게 <사막에서의 물 한모금>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어떤 한 사람이 자신에게 <사막에서의 물 한모금>같은 사람이라면,

자신의 생명과 직결된 그런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것이며

그런 사람을 어떻게 후원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먼 발치에서 지지했던 노무현 지지자로서 드는 생각은,

<강금원이 없으면 노무현도 없었다>...
물론 노무현을 있게 한 사람이 비단 그 한사람 뿐이겠냐마는,

 
노무현이 사랑한 사람들... 노무현을 사랑했던 사람들...

흐르는 세월속에서 한 사람 두 사람 생사를 달리해 가겠지만,

결국 함께 다다르고 만나는 곳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3.

강금원!... 난 그가 못내 부럽다.

난 노무현이란 한 남자를 그처럼 오랜 세월 후원해 보지도 못했으며

경제적 후원을 떠나서 그처럼 오랫동안 노무현을 사랑해 보지도 못했다.

 

남자로서 어떤 남자를 그처럼 사랑해 본 일은 당연히 없고,

남자로서 어떤 여자를 그가 노무현을 사랑한 애정만큼의 크기로 사랑해 본 일도 없다.

혈연이 아닌 한 사람을, 그 만큼의 애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얼마나 고귀한 일인가?... 

 

그는 진정 행복했을 거다.  
그가 겪었던 현실적 고통보다는 한 남자를 사랑함에서 오는 행복감이 더 컸을거다.

세상과 타협해 얻는 경제적 부보다, 세상과 비타협해 양심을 지켜갈 수 있음이 더 행복했을거다.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자위일지도 모르지만... 

 

사람이 사람을 좋아해서 얻는 행복감은 다른 어떤 것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을 평가할 때, 사람에 대한 이해심의 깊이와 사랑의 크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려면

사람에게 과연 얼마만큼의 애정을 가슴에 품고 현실을 살아가야 할까?...

 

한 남자의 사망소식을 접하고,

임종의 순간에 그가 부디 <'(노무현을)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노라.>...라는 생각을 하며

눈을 감을 수 있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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