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풍경

'대화'도 아니고, '사과'도 아닌, '변명'뿐이었다

라즈니쉬 2009. 11. 28. 12:26


참여정부 시절에는 '국민과의 대화'였는데...

오늘 TV 편성표를 보면...  
MBC와 SBS는 '대통령과의 대화'... KBS는 '국민과의 대화'...
어느 게 맞는거냐?...
이건 대화의 주체가 누구냐?... 하는 문제지.
'대통령'이 중심이냐, 국민이 중심이냐?... 하는 문제.
KBS 자막에는 '대통령과의 대화'라고 해놓긴 놓았네.
KBS!... 2년동안 사장이 세번이나 바뀌니 정신이 없긴 없나보다. 


1.
김호기 교수님!... 오늘 진보진영 패널로 구색맞춰주러 나왔능교?...
방송 3사에서 중계하는 모처럼의 기회인데,
그런 하나마나한 질문을 하시다니...

제가 '행복도시' 관련 질문 함 해보까요?...

"참여정부 시절 법으로 만들어진거죠?...
 대통령님도 지난 대선시 공약으로 말씀하셨죠?
 오늘 사과하신다구요?...
 대통령은 사과 한 번으로 법을 안지켜도 됩니까?...
 시민들도 법을 안지키려면 사과 한번 하고 넘어가도 되겠네요?...
 현재 대통령님은 법을 유린하고 계신겁니다.
 법치주의를 부르짖는 정부에서 대통령부터 법을 안지키려 하시다니...
 대통령이란 위치는 법 위에 존재하시는건가요?...


2.
보를 설치해도 수질이 안나빠지도록
물고기 모양의 수중로봇으로 수질체크를 한다?...

그 말은, 결국 4대강 공사후에도 수질을 보장할 수 없어서
로봇으로  수질을  체크해서 계속 개선하겠다는 말인데...
앞으로 개선비용도 얼마가 들어갈 지 모르겠군.

복원한 청계천 길이 5. 84km만 해도 유지비용이 지난 2년동안 137억원이랜다.
길고 긴 4대강은 년간 유지비용으로 도대체 얼마를 쏟아부으려나?...
그거 다~아 세금 쏟아부어 국민들 등골빼는 일인 줄은 알고 있나?

우천시 지류 주변에 위치한 공장에서 화학 오염수들을 방류하는 게
4대강의 주 오염원인 아닌가?...
그렇다면 정부예산을 지원해서라도 공장들에게 오수처리시설을
갖추게 하는 것이 사전방지차원에서 더 효율적인 대책같은데?...

주요 오염원은 소홀한 감독으로 방치한 채, 
4대강에 그 오염원이 스며든 후에야 수중로봇으로 체크해
개선하려는 생각은 뭐냐?...
인간과 곤충의 아이큐를 비교해 보여주는거냐?...
  

3.
10명 시민들과의 대화는 사전각본이 다 있었다니
더 말할 필요도 없는거고.

중앙일보 김 진!...
언젠가 백토인지 무슨 토론에 나와서 욕 꽤나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도 질문하는 걸 보니 얍삽함이 녹아있다.

행정수도 이전 반대세력은 전직 총리 7명과 백 몇 개 단체가 어쩌구 저쩌구...
이전 찬성세력은 민주당, 선진당, 친박연대외의 야당들이라구...

반대만을 위한 야당들이라는 뉘앙스를 주려 애쓰더라.
니 말대로 정말 행정수도 이전을 야당들만 반대하는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법을 지키자는 야당들이 문제냐,
법을 안지키려는 전직 총리 일곱놈과 어중이떠중이 별꼴 단체들이 문제냐?

그리고... 반대세력과 찬성세력중에,
서울 경기지역  부동산 땅부자들은 어느쪽에도 안 속해 있는거야?... 
아주 주요한 이전 반대세력은 그들인데, 그들은 왜 빼먹는거야?...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무식한 패널도 싫긴 싫지만, 
사실을 알면서도 왜곡하려는 얍삽한 조중동류 패널은
땅바닥에 패대기친 후, 배를 꼭꼭 밟아서 창자를 톡~ 튀어나오게 하면 좋겠다.


4.
노대통령이 tv에 나와서 어떤 연설을 하는 날엔,
온 신경이 바짝 긴장되어서 정자세로 앉아 일언일구에 귀 기울였었는데...

앞으로 누가 내 가슴에 그런 두근거림을 전해주려나?...

오늘 오랜만에 맥주 피쳐를 앞에 두고 땅콩을 까먹으며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대통령이 노가리 푸는거나 내가 심심풀이 땅콩을 까먹는거나.
영양가면에선 오히려 내 입에 털어넣는 땅콩이 훨씬 나은 것 같다.
 
노대통령의 TV 연설에는,
양심, 진실, 정의, 원칙, 상식, 소통, 유머, 환호... 8가지가 버무려진 팔보채였다면,
오늘 대화는 돼지고기 조각과 파란 완두콩이 빠진, 불어터진 짜장면같다고나 할까!...

노대통령의 입에서 나오는 말과 토씨 하나하나가 '봉하 유기농 현미 알갱이'였다면,
박씨~ 입에서 뱉어내는 건 '저자거리 조중동에서 긁어모은 쥐똥 알갱이' 같아.

노대통령이 진정한 소통의 '대화'를 했다면...
XX박씨가 오늘 한 건 '대화'가 아니라 찌질한 '변명'이었다.  


5.
여보게, XX박씨!...

뒤로 호박씨나 까려 하지말고,
오늘처럼 사과하려면 차라리 사과하지를 말게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사과'란 것은,
자신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미 벌어져버린,
어떤 사태나 일에 대해서 하는 거 아닌가?...

세종시와 대운하 문제는 당신의 의도만 있으면 아직 얼마든지
국민들의 뜻대로 이행할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과 맞서서 자신만의 의견대로 실행하겠다고 하는 것.
그건 애당초 사과의 의미조차 없어지는 짓거리 아닌가?...

"그동안 혼란을 빚어 국민들께 사과드립니다.
국민들이 반대하면 안하겠습니다."...가 아니라,
"국민들께 사과드립니다. 국민들이 반대해도 하겠습니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사람의 어법과 곤충의 어법은 달라서 그런가?...

당신은 앞으로 3년간,
당신이 저지르고 싶은 어떤 일이 있을 때마다
TV에 나와서 입에 발린 사과 한 번 슬쩍하고 지나며 저지를텐가?...
이번처럼 법을 어겨가면서라도?...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대통령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대부분은 국민을 위하는 좋은 대통령인 줄로만 알았는데,
당신을 보니 그게 전혀 아니구만.

당신의 정부에서는,
대통령이 법을 법대로 안지키려할 때,
어떤 일을 국민의 뜻과 반대로 하려할 때... 그 때 사과하는군.

국민에게 사과하는 대통령이 이렇게 무서워보기는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