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풍경

비상구를 찾는 사람들에게

라즈니쉬 2009. 11. 22. 23:38

매일 찾는 사이트에서,
내가 상황을 조금 알고있는 어떤 한 사람이, 밤늦게 게시판에 음악을 올리며 한자 남겨놓았다.

제목 - 비상구...  /  본문 글 - 찾을수가 없다. / 음악 - 만하탄의 Shining star

컴터앞에 소주잔 놓고, 라면냄비도 놓고 사진찍어올리며
'백수 인증 샷'이라며 게시판에서 노는 사람.
딸애들 두명에게 빵 만들어주는 사진도 실시간으로 올리곤 하는 사람...

밤늦은 시간, 마음이 애잔해서 익명으로 댓글을 하나 달고 간다.
어쩌면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일수도 있는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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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그럴때도 있어요.
비상구가 어디에 틀림없이 있긴 있을텐데, 다만 아직까지 자신이 못찾는 거지요.
어쩌면 찾으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일수도 있을테지만.
현재상태가 자신만의 오랜 틀을 깨고 나올만큼은 절박하지 않은 상태일수도 있겠고...

비상구를 찾는 사람들의 마음은 대개 움츠려진 상태.
몇 번 찾으려다가도 잘 안찾아지면, 자꾸 틀 안으로 더 깊숙이 숨어들어가게 되기도 하지요.

제 3자는 누구나 조언을 해주기도 하지만,
틀을 깨고 나오는 건 결국 자신밖에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는 거.

그러나... 모든 인간들의 현재 상태가,
그 사람으로서는 최선의 상태를 살고 있는것일 수도 있어요.
남들은 말하길, 왜 컴터앞에 앉아 술 먹냐고 의문을 달겠지만,
술을 안마시면 현실이 돌아삘 거 같다면, 술은 반드시 마셔줘야 하는거고.
한 사람으로서의 한계는, 누구보다도 자기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는거지요.

이쁜 애들을 봐서라도 조금 더 힘을 내어 보시요. 술도 좀 줄이고.
건강이 무너지면, 그땐 비상구를 찾을 엄두도 못내게 된답니다.
남들보다 더 부귀하게 살 자신이 없다면,
남들보다 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으로 승부를 보는 건 어때요?...
삶의 승부처는 여러가지가 있으니까...

그러려면... 술을 마시긴 마시되, 항상 절제된 음주를 하셔야 하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