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풍경

미수다 '루저' 소란을 보고.

라즈니쉬 2009. 11. 12. 12:39


1.
루저 발언으로 들끓은 어제 하루,
이런 저런 서핑을 해 본 결과, 결론은 크게 두가지 같습니다.

* 한국사회 일부 젊은 아가씨들의 사고방식, 정말 문제다.
* 막장방송 '미수다' 프로그램, 정말 문제다.

제가 보기에, 문제는 양쪽 다 있어보입니다.

'루저'란 표현이 개인적 발언이냐, 대본상 발언이냐를 떠나서,
단신인 남자들을 '루저'로 대하는 현 시대의 젊은 여성들의 비율이
솔직히 무시하지는 못할 정도거든요.
정말 무시할 정도로 그 비율이 소수였다면, 그리 문제가 되지도 않았겠지요.

2.
어제 밤 우연히 서핑하다 또 하나의 블로거 글을 읽었습니다.

미수다의 오랜 멤버중 일원인 '대구아가씨 캐서린'에 관한 글인데요.
저도 요즘 왜 캐서린이 안보이나 했더니, 
5월인가에 한겨레 신문의 캐서린 인터뷰를 제가 못보고 지나쳤군요.

인터뷰 내용중에는
"미수다 녹화시에는 자신의 의사에 반하더라도 대본대로 따라야 한다..."
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캐서린이 요즘 미수다에 안보이는 이유가,
그  인터뷰 때문에 '괘씸죄'에 걸린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오늘 각종 '루저' 패러디가 넷상에 넘쳐나는 가운데,
우연히 서핑을 하다가 이런 글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http://v.daum.net/link/4741690

읽어보시니 어떠신가요?... 느낌이...

방송 종사자와 연예부기자들 가운데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치도 못할 쓰레기도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생각을 하니,
문제발언을 한 몰지각한 여학생 개인에의 분노가
미수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송종사자들에게 조금 옮겨가는 것 같습니다.
정말 미수다 프로그램 제작상에 근본적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

'미수다'는 교양 프로그램으로 끌고 가도
기본 구성상 얼마든지 재미있게 만들수가 있는 프로그램인데,
지나치게 흥미나 오락위주로만 끌고가다가 생긴 사건같습니다.


4.
갑자기 노무현 대통령님이 생각납니다.
어느 해 '방송의 날' 기념식인가 참석시에 하신 말씀.
"방송국 PD들에게 일련의 희망을 가지고 있다"...라는 논지의 말씀.

우리 나라가, 또는 우리 사회가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현 시점에서,
방송국 PD들이 그만큼 중요한 임무를 떠맡고 있다는 말씀이지요.

방송종사자들이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한번만 더 그 날의 말씀을 떠올리고 '노무현의 원칙과 상식'을 생각한다면,
막장 프로그램은 만들어질 수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렇다고 출연 여학생들이 문제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비록 학생들이지만 모두 어엿한 성인인만큼 문제발언을 한 학생들이
자신의 잘못된 발언에 사회적 질타를 받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고,
어제같은 사회적 공분이, 일부 몰지각한 외모위주 사회의 통념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면 좋겠지요.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제가 느끼는 아쉬움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라도 얼마든지 올바른 사회를 구현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예능방송 종사자들에 대한 아쉬움이 더 남습니다.


군중(시청자)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시청율 지상주의에 매달리다 보니,
군중에 영합하려 하기만 하고 계도의 책임은 어쩜 소홀히 하는 게 아닐까요?

결과적으로는 미수다 제작진의 실수가,
'루저' 폭탄으로 우리 사회에 경종을 좀 울리긴 울렸군요. ^^

크게 작게 이런 저런 시각의 공분이 넷에 쏟아져나온 어제를 지나,
지금에사 드는 제 짧은 단견이었습니다.


5.
넷상에서 제가 본 루저 패러디 중 압권...

이재용 - 아버지, 홍익대 어떤 애가 우리가 '루저'라는데요...
이건희 - 그래?... 으음... 그냥 홍대 사 버려.

위 두 사람은, 경제인으로서 돈은 많으나
국민들에게 존경받지 못하는 '진짜 루저' 맞습니다.

사회적 공인들이라면,
세간의 존경을 받느냐, 못받느냐가 '루저'의 기준 아닐까요?...

정치인, 경제인, 지식인, 학자, 교수님들!...

제각기 자신의 위치에서 '루저'의 의미를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PS. 노무현 대통령님의 2007년 방송의 날 기념식 축사를 붙입니다.
http://blog.naver.com/okssun04/50022123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