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풍경

혼자 또는 함께

라즈니쉬 2010. 6. 25. 12:04



<펌글> - 콩이님 블로그에서...

(중략)...

질문자 

저는 어릴 때부터 혼자서 지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고등학교 때도 공부한다고 친구들과 별로 말도 하지 않고 책만 봐서 혼자 지내는 데 익숙해졌습니다. 세상을 외면하고 살아서인지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즐겁지도 않고 공감도 안 돼 할 말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도 사람들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스님 답변

 혼자 있어도 괜찮습니다. 큰 문제 없습니다. 일부러 사람들을 사귀려고 할 필요 없습니다. 정치할 겁니까? 정치하려면 사람 사귀는 걸 배워야 합니다. 자기가 조용한 것을 좋아하면서 다른 사람이 친구들과 사귀는 것을 부러워하는 것은 욕심입니다. 그런 욕심은 내지 말아야 합니다. 욕심만 안 내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자기 식대로 살면 됩니다.

 

 그런데 직업상 필요해서 사람들과 대화를 좀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면 자기를 고쳐야 합니다. 그런 게 귀찮다면 그런 직업을 선택하지도 말고 그런 사람을 부러워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생긴 대로 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업대로 살고 싶거든 혼자 살면 되고, 결혼하고 싶거나 남하고 같이 살려면 서로 맞추며 살아야 합니다. 맞춘다는 것은 자기를 고치는 것입니다. 같이 살려면 좀 고쳐야 합니다. 고치기 싫으면 혼자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범부중생은 고치기는 싫고 혼자 살기도 싫어합니다. 이것이 괴로움의 원인입니다. 예를 들어 결혼했으면 남편이나 아내에게 맞추십시오. 둘이 똑같지 않기 때문에 같이 산다는 것은 맞추는 것입니다. 도저히 못 맞추겠다는 것은 자기 고집대로 살고 싶다는 뜻인데 그렇게 하려면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나오면 됩니다. 그러니 자기 업대로 살려면 혼자 살고, 같이 살고 싶으면 업을 고쳐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질문한 사람도 다른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며 사귀는 게 좋아 보이면 자기 고집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상대가 찾아와서 나를 먼저 좋아하면 그 때 나도 그 사람을 좋아합니다. 남이 먼저 나에게 잘해 주기를 원합니다. 그러면 안 됩니다. 내가 그 사람에게 가서 먼저 인사를 해야 합니다. 남자가 나에게 와서 사랑한다고 말하기를 기다리지 말고 내가 먼저 가서, "나 너 좋아해." 이렇게 무엇이든 먼저 하십시오. 어쩌면 그 사람도 나처럼 좋기는 좋지만 상대가 먼저 와서 말해줄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질문하신 분은 먼저 상대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그러면 금방 바뀔 수 있습니다.

 

 컴퓨터를 하든, 운전을 하든, 피아노를 치든 처음에는 다 서툽니다. 서툴기 때문에 하기 싫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많은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노력하지 않고 그저 저절로 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운전도 안 해 보고 운전대를 턱 잡으면 저절로 운전이 되기를 바라고, 배우지도 않고 저절로 자전거를 탈 수 있기를 바라지요. 그것은 욕심입니다.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는 게 욕심이 아니라 연습은 안 하고 30년 동안 연습한 사람처럼 나도 잘하고 싶다는 것이 욕심입니다.

 

 무엇이든 과정이 필요합니다. 대화하는 연습을 계속 하십시오.

 

 그냥 해 보세요. 안 되면 다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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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상에서 드라마작가 노희경님과의 토크 관련글을 클릭해서 읽어본 후,
그글을 올린 '콩이'님의 블로그 글을 이리저리 뒤져보다가... 이 글 하나를 옮겨놓는다.

나 자신의 성격이 세상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일말의 자책감이
항상 가슴속 한켠에 남아있다가 수시로 나 자신을 조금씩 괴롭혀왔는데...
더듬거리긴 하지만 어찌어찌 길을 찾아서, 마음이 평온해지는 연습을 하는 요즘,
이 글을 보니 명쾌하다.

내 생각의 얽히고 설키고 구질구질함에 대해 그냥 죽비로 "빵'... 하고 한 방!...
법륜스님의 말씀은 넷상에서 간간이 접하긴 하지만, 참 이해하기 쉬워.
듣는 사람, 또는 받아들이는 사람을 이토록 쉽게 수긍시키려면,
말을 하는 사람은 세상의 이치에 대해 얼마나 '도'를 튼 것일까?... 

세상과 소통할 때, 세상에 대한 이런 저런 불평과 불만, 장애들을 그대로 수용하며
'무애도인'이 되려면... 그래서 항상 '심적 평온' 상태를 유지하려면...
앞으로 내 마음을 얼마나 닦아가야 할까?...

삶이란 것이 한정된 시간안에서 그 무엇을 반드시 '누리고 간다'는 것이라기 보다,
'마음닦다가 가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한다면 내 일상의 불평과 불만이 많이 줄어들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