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풍경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라즈니쉬 2010. 3. 26. 01:09

인연따라 마음을 일으키고

너무 좋아할 것도
너무 싫어할 것도 없다.
너무 좋아해도 괴롭고,
너무 미워해도 괴롭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고,
겪고 있는 모든 괴로움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이 두 가지 분별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늙는 괴로움도
젊음을 좋아하는 데서 오고,
병의 괴로움도
건강을 좋아하는 데서 오며,

죽음 또한 삶을 좋아함,
즉 살고자 하는 집착에서 오고,
사랑의 아픔도
사람을 좋아하는 데서 오고,

가난의 괴로움도
부유함을 좋아하는 데서 오고,
이렇듯 모든 괴로움은
좋고 싫은 두 가지 분별로 인해 온다.

좋고 싫은 것만 없다면
괴로울 것도 없고
마음은 고요한 평화에 이른다.

그렇다고
사랑하지도 말고,
미워하지도 말고
그냥 돌 처럼
무감각하게 살라는 말이 아니다.

사랑을 하되
집착이 없어야 하고,
미워하더라도
거기에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사랑이든 미움이든
마음이 그 곳에 딱 머물러
집착하게 되면
그 때부터 분별의 괴로움은 시작된다.

사랑이 오면 사랑을 하고,
미움이 오면 미워하되
머무는 바 없이 해야 한다.

인연 따라 마음을 일으키고,
인연 따라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집착만은 놓아야 한다.


* 넷상에서 '좋은 글'이라는 제목으로 떠돌기도 하고,
  혹자는 '법정'스님의 글이라고 하기도 한다.
  꼭 누구의 글이라기 보다는, 불가 설법의 요체같아서 옮겨본다. 

******************************

맥주

1.
누굴 사랑하고 미워한다는 것은 대단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두개의 감정 모두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점은 같지만,
사랑하는 감정은 자신의 몸에 유익한 화학적 분비물을 만들어내고,
미워하는 감정은 자신의 몸에 독성 분비물을 만들어 자신의 몸을 해한다.

이 땅의 정치모리배들, 더러운 자본들, 극악한 찌라시들을 향한 미움과 분노도
내 건강에 틀림없이 좋지는 않겠지.
그런데, 저들때문에 내 건강이 안좋아진다면?... 그건 한편으로 너무 억울한거다.

"사랑이 오면 사랑을 하고,
미움이 오면 미워하되
머무는 바 없이 해야 한다."... 라고 위의 글에서 말하는데,

'머무는 바 없이, 집착없이 미워한다'...는 건 도대체 어떻게 미워하는걸까?...


2.
우리의 작은 분노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거대한 시민세력을 형성하고,
그 힘과 세력이 이 땅의 정의를 실현하는 주체가 되면 좋기야 좋지.
그러나, 저들을 향한 분노는 내 몸에는 분명 안좋고...
난 오래 살아서 통일조국을 보고난 뒤 죽고싶고...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분노하자니, 내가 내 명대로 못살 것 같고,
분노를 참자니, 불의가 판치는 세상이 너무 가당찮코... ㅎㅎ...

분노가 일어나면, 참지말고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몸에 좋다고 말하는 이도 있겠다.
그런데... 이 분노심이란 것은, 분노할수록 자기확장을 하기 쉽다는게 문제다.
욕도 마찬가지다. 욕이란 것도 한마디 두마디씩 하면 할수록 더 하고싶고 습관이 된다.
누구와 말싸움중에, 욕을 한마디 섞어서 해보면 분노심이 훨씬 더 커짐을 알수 있다.
욕 한마디 내뱉는 자체가, 싸우고 있는 자신의 분노심을 더 확장시킨다는 거다.

개개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분노하는 것도 습관으로 굳어질 수가 있다.
일상에서 작은 일로도 뻑하면 화내고 분노하는 사람들을 우리 주변에서 간혹 볼 수 있는데,
난 그런 사람들을 볼 때, 화내는 것이 습관으로 굳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분노가 습관이 되면, 그사람의 건강에는 매우 안좋은거다. 

분노해야 할 때 분노하고, 인내해야 할 때 인내하는 것.
일상에서 이것을 바로 알고 행하며 살기도 그리 쉽지는 않다.
우리는 너무 사사로운 일에 너무 쉽게 분노하고,
큰 불의를 보고도 때로는 너무 인내하며 살고있는 건 아닌지...
나부터도 돌아볼 일이다.
  


3.
그런데 사실을 말하자면 분노를 참는다기보다는,
요즘 정치사회 관련 뉴스를 보면  분노에 앞서 헛웃음이 먼저 나오는 걸 어찌할 수가 없다.

다음 아고라나 뉴스기사의 댓글을 봐도, 
이명박 정부의 초기에 비해서 분노하는 네티즌들보다는
이 정부의 개그 한마당에 웃고있는 네티즌들이 훨씬 더 늘어난 것 같다.  

김대중 대통령은 말씀하시기를,
'화가 나면 벽에 대고 고함이라도 지르고, 인터넷에 한 줄 글쓰기라도 하라'고 하셨는데,
개그 한마당에 대고 고함을 지르려니 그것도 참 우습고 맥빠지는 일 같이 가끔 느껴지는거다.

화를 내자니 기가 차서 화낼 힘도 없어지는 거.
어쩌면 지난 날 우리가 그토록 지키고자 한 사람은, 정작 이 세상에 부재한다는 거.
그 이유때문에 아직도 허무감을 떨치지 못하고 공허함속에 머무르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한마디 말로 분노를 표현하기보다는 차라리 침묵을 택하기도 하는거다.
자신이 어떻게 분노하더라도, 그 사람은 결코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4.
유시민이 그의 청춘시기에 항소이유서에서 인용했던 말.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라고 했던가?...

나는 분노는 없어도, 헛웃음은 있는데...
그럼 나는 지금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는건가?...
아니다... 민주시민들의 헛웃음뒤에는 항상 슬픔이 숨어있다.
때론 우스워서 웃기도 하지만, 이 땅의 현실이 슬퍼서 헛웃음을 짓기도 하는거다.

지금 이 땅의 민주시민들중에는 분노하는 자들도 있고 슬퍼하는 자들도 있다.
노무현을 가슴에 품고있어도, 분노의 감정보다는 슬픔에 더 빠져있는 사람들.
유시민이 이번 6월 선거에서 부디 그들을 슬픔에서 벗어나게 해 줬으면 좋겠다.

선거결과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다면  그것도 기쁜 일이지만,
유시민을 해하려는 무리들이 이렇게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는 마당이니
슬퍼하고 있던 자들도 다시 노무현을 지키려는 그 때의 마음으로
가운차리고 분기탱천해서 일어섰으면 하는 바램.

우리의 분노와 슬픔을 이쯤에서 정리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하나의 구심점.
그런 구심점이 되어주는 한 사람이 있기에, 요즘 세월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가무질을 하고있어도... 술맛은 좀 난다는거지. ^^... 

왜가리도, 쏘가리도 아닌... 노가리 좀 풀었다.  
 

PS. 
난 왜 노가리를 풀고나서 다시 읽어보면, 항상 뜬금없이 보이는걸까?...
내 글의 목적은, '몸을 상하지 않으면서 분노하는 법'... 이걸 알고 싶었던 거였는데...
누가 알믄 좀 알카주소. ^^         (3/13일 쓴 글을 옮겨놓다...)


* 내안에 우는 눈물 (대금 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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