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풍경

내 몸은 너를 지웠다

라즈니쉬 2009. 12. 27. 14:59


 



내몸은 너를 지웠다 [feat.Enzo.B]
                                                                 리 쌍

그대 입술 그대 향기 이제는 모든게 지겨워지고
외로움에 몸부림 치던 밤도 조용히 잠이 드는데

그대라는 사랑이란 지독한 그림자 멀어져가고
우린 서로 모르는 사람처럼 각자의 길을 향하네


내마음은 너를 지웠다고 생각했다
너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하루도 외롭고 심심하지 않았고
나한테 투정부리는 사람도 없어서
피곤한일도 줄었으니까
우리의 이별은 찜찜하고 서운하지 않을만큼 완벽했다
다른놈과 키스하는 니모습을 상상해도 아무렇지 않을만큼
또 매일같이 부르던 애칭이 어색해져 본명을 부를만큼
그렇게 내마음속에서 너를 지워냈다

하지만 비가와서 세상이 축축히 젖고
내기분도 뭔가 야릇해질 때
혹은 술에 취해 끓어오르는 성욕을 주체하지 못할 때
내몸은 습관처럼 너를 찾아갔다
그리고 너역시 기다렸다는듯이 나를 반겼다

구름같은 침대위에서 우리는 아직도 사랑하고 있는 것처럼
키스를 하고 서로의 옷을 벗겼고
내입술과 가장 잘 맞는 너의 입술에 키스하며
내손에 가장 익숙한 너의 가슴을 만지며
철길위에 차단기가 올라가듯 나는 흥분되어갔다
내이마위에서 찐한 땀이 너의 얼굴로 떨어진다

그대라는 사랑이란 지독한 그림자 멀어져가고
우린 서로 모르는 사람처럼 각자의 길을 향하네

그대 입술 그대 향기 이제는 모든게 지겨워지고
외로움에 몸부림 치던 밤도 조용히 잠이 드는데


밤이 지나고 서로 등을 돌리며
급하게 바닥에 버려졌던 옷들을 주워입으며
우린 다시 어색한 사이가 된다
그리고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걸 확신한다
다시는 보지 말아야지 다짐을 하며
한동안 모르는 사람처럼 지낸다

하지만 비가 오면 술에 취하면
우린 다시 서로를 찾았다
일년을 넘게 내마음은 너를 잊었지만
내몸은 너를 잊지 못했다

우주보다 아름다웠던 우리 사랑이었는데
한때 이세상에서 제일 사랑했던 너였는데
외로운 밤을 채워주는 사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이제 우린 완벽한 남남이다
세상이 비에 젖어도 외로운 밤 술에 취해도
더이상 내몸은 너를 찾지 않는다
속정만이 남았던 끈질겼던 우리의 인연은 끝이 났다
나는 너에게서 너는 나에게서 완전히 벗어났다

눈물 한방울 나지 않는 완벽한 이별인데
왜 이렇게 슬프게 느껴지는걸까
잘가라 내가 사랑했던 사람아
잘가라 나를 사랑해준 사람아

그대입술 그대향기 이제는 모든게 지겨워지고
외로움에 몸부림 치던 밤도 조용히 잠이 드는데


그대라는 사랑이란 지독한 그림자 멀어져가고
우리 서로 모르는 사람처럼 각자의 길을 향하네

********************************




헤어진 후, 그 사람의 마음의 기억보다는...
몸의 기억이 오래 가기도 한다.
같이 하던 순간의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다 보면,
어느 새 그의 몸의 감촉도 떠오르거든. 
그래서 마음은 아닌데도, 몸은 습관적으로 그(그녀)를 찾곤 하지. 
단번에 빌어먹을 습관을 바꾸기가 힘든거다. 

꽃이 왜 아름다운가?...
사랑이 왜 아름다운가?...
청춘이 왜 아름다운가?...

'花無十日紅'???...

모든 사랑은 우리의 바램처럼 그렇게 영원하지 않다.
'영원한 사랑'만이 꼭 아름다운 것도 아니다.
우주 은하계 무량억겁의 시간에서 무엇이 영원할 수 있단 말인가?...

한 순간, 한 계절에 머무는 감정이라도 
어떤 모르는 타인에 대한 불꽃같은 정열.
그런 감정의 생성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다운거다.

비록 영원하진 않지만,
그런 순간의 감정들이 세상에 다발적, 연속적으로 점점이 발산되어
세상을 그나마 긍정적으로 굴려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긴, 순간의 책임없는 감정이
종국엔 증오의 감정을 가끔 흩뿌리기도 하지만.

지금은 헤어졌다고 해도,
한 때 사랑했던 그 감정만큼은 서로가 진심이었다면...
그 당시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모든 불꽃이 다 타고 남은 감정.
그게 진짜 사랑이라고 누가 그러더라.

부부지간도...
서로 죽일 듯 지지고 볶고 하며 한 세월을 보낸 후에서야,
그때부터 비로소 진짜 사랑을 하게 되는 건 아닐까?...
싸움을 통해서, 서로에 대한 이해가 싹이 트이므로.

모르겠다. 망구 내 생각이다.

지금 유리창 밖엔... 눈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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