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연한 기회에 친구를 따라간 20살의 성지순례.
지금 기억으로는 아마 경기도 안성시의 '미리내 성지'였던 듯.
그 곳에서 1박을 하고...
하행길에 잠시 5대의 버스를 세운 고속도로 휴게소.
친구가 어떤 여자를 보고 반가워하며...
'어, 누나!... 지금 어느 버스에 타고있어요?'...
'응!... 저기 저 버스... 넌 친구와 같이 왔나보네...'
친구옆에 어색하게 서 있던 나를 보고 상냥하게 웃어주던 그녀.
휴게소에서 다시 출발시 친구와 난 그녀의 버스로 옮겨타고.
버스 뒷쪽 그녀의 옆자리...
친구는 그녀와 내내 얘기를 나눴지만,
난, 그녀를 쳐다볼 수 조차 없었다. 눈부셔서.
2.
한달여 후, 그 해 12월 성탄절.
성탄미사를 마치고 성당내 교육실에서 별도의 청년부 모임.
남녀 30여명 정도가 각자 준비해 온 선물 교환겸 짝짓기 게임.
'춘향-몽룡' 형식의 연관어 두 개를, 두 장의 종이쪽지에 나눠적고 함에 넣은 뒤,
남자쪽, 여자쪽이 뽑은 쪽지가 관련어로 연결이 되면 짝지어지는 게임.
'주여!... 제가 그녀와 짝이 될 수 있도록 제발 좀 도와주세요.'
오!... 참으로 경이로운... 내 생애 첫 기도의 놀라운 약발. ^^
나는 선물로 준비해 온 스카프를 그녀의 목에 둘러줬고...
그녀의 그 때 선물은 아마 라이터였었나?...
나는 그 날 밤 그녀곁에 두어시간 내내 앉아서,
그 시간이 영원하기를 바랬다.
그 후, 일주일에 두번 정도씩 참여했던 성당 미사와 교리공부.
공휴일 오전 미사가 끝난 후엔, 그녀가 포함된 7~8명이 종종 어울려다녔다.
단골 음악다방에 앉아 몇시간씩 음악들으며, 얘기하며 낮시간을 죽이다...
저녁이 되면 마음맞고 시간되는 사람들끼리는 시내를 벗어나서
도심 외곽지역에 위치한 민속주점등으로 술을 마시러 다니기도...
또 언젠가 다른 한사람과 둘이서 성당내 공연을 준비하며
그레고리안 성가곡을 그녀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열심히 연습했던 기억도 난다.
3.
세례명을 받기 위해 3개월짜리 교리교육을 받던 어느 하루.
다른 청년부 사람들과 헤어진 후, 그녀와 둘이서 갔던 송도 바닷가.
'누나!... 난 왜 이렇게 수녀님이 가르치는 교리가 안믿기는거지?...
도저히 받아들여지지가 않아.'
'안믿겨도 계속 믿으려고 노력을 해야 하는거란다.
나도 처음엔 너처럼 그런 때가 있어서 다른 신도들에게 물어봤는데,
그들 모두가 하는 말이 그러더라. 안믿겨도 믿어야 한다구..."
'도저히 안믿기는데 어떻게 억지로 믿으란 말이지?...'
그 때는 내 나름대로 꽤 심각한 질문이었는데,
세월이 흐른 지금, 그 때 그녀의 답변을 생각해 보고
내 생각을 정리해 보니 이렇다.
만일 종교가 과학과 같이 눈에 보이는 것이라면,
믿고 안믿고 할 필요가 뭐가 있겠나?...
눈으로 보는 것 자체가 진실인 것을.
그러나, 종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 세계이기 때문에
인간의 믿음으로 믿어야 한다는 거.
종교는 과학의 상위에 있는 거라 생각한다.
과학이 계속 규명해나가다 보면,
그 최종 규명대상의 목적지엔 '종교'가 있는 게 아닐까?...
성탄절이 되면... 그녀가 종종 생각나곤 한다.
수십명의 사람들중에 그녀와 내가 짝이 되었던,
그 놀라운 기적같은 일이...
지난 날들을 가끔씩 돌아보면,
내인생이 그리 재수없는 인생은 절대 아니라는 생각. ㅎㅎㅎ...
PS. 그 누나!... 처음 만날 때부터 나와 같은 동성동본!...
8촌 이상이면 가능한 요즘같으면 어쩌면 도전했을지도. ㅎㅎㅎ...
우연한 기회에 친구를 따라간 20살의 성지순례.
지금 기억으로는 아마 경기도 안성시의 '미리내 성지'였던 듯.
그 곳에서 1박을 하고...
하행길에 잠시 5대의 버스를 세운 고속도로 휴게소.
친구가 어떤 여자를 보고 반가워하며...
'어, 누나!... 지금 어느 버스에 타고있어요?'...
'응!... 저기 저 버스... 넌 친구와 같이 왔나보네...'
친구옆에 어색하게 서 있던 나를 보고 상냥하게 웃어주던 그녀.
휴게소에서 다시 출발시 친구와 난 그녀의 버스로 옮겨타고.
버스 뒷쪽 그녀의 옆자리...
친구는 그녀와 내내 얘기를 나눴지만,
난, 그녀를 쳐다볼 수 조차 없었다. 눈부셔서.
2.
한달여 후, 그 해 12월 성탄절.
성탄미사를 마치고 성당내 교육실에서 별도의 청년부 모임.
남녀 30여명 정도가 각자 준비해 온 선물 교환겸 짝짓기 게임.
'춘향-몽룡' 형식의 연관어 두 개를, 두 장의 종이쪽지에 나눠적고 함에 넣은 뒤,
남자쪽, 여자쪽이 뽑은 쪽지가 관련어로 연결이 되면 짝지어지는 게임.
'주여!... 제가 그녀와 짝이 될 수 있도록 제발 좀 도와주세요.'
오!... 참으로 경이로운... 내 생애 첫 기도의 놀라운 약발. ^^
나는 선물로 준비해 온 스카프를 그녀의 목에 둘러줬고...
그녀의 그 때 선물은 아마 라이터였었나?...
나는 그 날 밤 그녀곁에 두어시간 내내 앉아서,
그 시간이 영원하기를 바랬다.
그 후, 일주일에 두번 정도씩 참여했던 성당 미사와 교리공부.
공휴일 오전 미사가 끝난 후엔, 그녀가 포함된 7~8명이 종종 어울려다녔다.
단골 음악다방에 앉아 몇시간씩 음악들으며, 얘기하며 낮시간을 죽이다...
저녁이 되면 마음맞고 시간되는 사람들끼리는 시내를 벗어나서
도심 외곽지역에 위치한 민속주점등으로 술을 마시러 다니기도...
또 언젠가 다른 한사람과 둘이서 성당내 공연을 준비하며
그레고리안 성가곡을 그녀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열심히 연습했던 기억도 난다.
3.
세례명을 받기 위해 3개월짜리 교리교육을 받던 어느 하루.
다른 청년부 사람들과 헤어진 후, 그녀와 둘이서 갔던 송도 바닷가.
'누나!... 난 왜 이렇게 수녀님이 가르치는 교리가 안믿기는거지?...
도저히 받아들여지지가 않아.'
'안믿겨도 계속 믿으려고 노력을 해야 하는거란다.
나도 처음엔 너처럼 그런 때가 있어서 다른 신도들에게 물어봤는데,
그들 모두가 하는 말이 그러더라. 안믿겨도 믿어야 한다구..."
'도저히 안믿기는데 어떻게 억지로 믿으란 말이지?...'
그 때는 내 나름대로 꽤 심각한 질문이었는데,
세월이 흐른 지금, 그 때 그녀의 답변을 생각해 보고
내 생각을 정리해 보니 이렇다.
만일 종교가 과학과 같이 눈에 보이는 것이라면,
믿고 안믿고 할 필요가 뭐가 있겠나?...
눈으로 보는 것 자체가 진실인 것을.
그러나, 종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 세계이기 때문에
인간의 믿음으로 믿어야 한다는 거.
종교는 과학의 상위에 있는 거라 생각한다.
과학이 계속 규명해나가다 보면,
그 최종 규명대상의 목적지엔 '종교'가 있는 게 아닐까?...
성탄절이 되면... 그녀가 종종 생각나곤 한다.
수십명의 사람들중에 그녀와 내가 짝이 되었던,
그 놀라운 기적같은 일이...
지난 날들을 가끔씩 돌아보면,
내인생이 그리 재수없는 인생은 절대 아니라는 생각. ㅎㅎㅎ...
PS. 그 누나!... 처음 만날 때부터 나와 같은 동성동본!...
8촌 이상이면 가능한 요즘같으면 어쩌면 도전했을지도. ㅎㅎㅎ...
'나의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금 그 사람은 (0) | 2009.12.27 |
---|---|
애 수 (哀 愁 ) (0) | 2009.12.26 |
사막의 물 한잔!... (0) | 2009.12.23 |
운 명 (運 命 ) (0) | 2009.12.22 |
이 시대의 구호, '무슨 일이 있어도...' (0) | 2009.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