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풍경

<칼럼> 이럴 수는 없다 - 이명수

라즈니쉬 2014. 4. 22. 13:38

 

 

< 이럴 수는 없다> - 이명수 (심리기획자) 

 

연구 결과 육체적으로 인간이 느끼는 가장 큰 고통 중 으뜸은 몸이 불에 탈 때의 고통이다.

심리적으론 사랑하는 대상이 눈앞에서 죽어가는데 어찌해볼 수 없을 때의 고통이 그것과 맞먹는다.

실제로 새끼가 눈앞에서 죽임을 당하는 광경을 본 어미 염소는 창자가 새까맣게 타들어가 죽었다.

잡혀가는 새끼를 쫓아 사흘 밤낮을 뱃길로 내달린 어미 원숭이의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죽었다는

고사에서 비롯한 ‘단장의 슬픔’은 괜한 꾸밈말이 아니다.

 

세월호 침몰사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이 지금 그렇다.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에 내 아이, 내 부모형제 수백명이 갇혀 있는데

일주일째 속수무책으로 그들이 죽어가는 광경을 바로 코앞에서 보고 있다.

단 한명도 구하지 못했다. 그건 이미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고문의 수준을 넘어선다.

심장이 불에 타는 고통이다. 그걸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조차 화염에 휩싸이게 만드는 지옥도다.

 

“얼굴이 띵띵 불어 내 아이 얼굴도 알아볼 수 없으면 평생 못 산다.

조금이라도 멀쩡할 때 꺼내줘라. 딱 한번만이라도 내 새끼 품어주고 보내줘야지.

엄마가 어떻게 그냥 보내.”

 

어느 실종자 엄마의 말을 옮기다가 살갗이 따갑고 숨이 가빠져서 컴퓨터 자판이 흥건해졌다.

밥 먹다가도 문득 꺽꺽 울게 된다. 이 나라 국민이라면 지금 모두가 그렇다.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의 대처를 믿지 못해 청와대로 가겠다고 하니

그들을 시위대 취급하며 원천봉쇄하는 이 나라 공권력은 끔찍하다.

많은 한탄과 분노처럼 이게 도대체 국가인가. 이럴 수는 없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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