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별 뇌의 차이

한 여성이 남자친구와 손을 잡고 길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맞은 편에서 긴 머리에 날씬한 몸매의 여성이 오고 있다. 아니나다를까 남자친구가 그 여성을 흘깃 쳐다본다. 기분이 확 상한 여성은 토라진다. 대놓고 따져봐도 부질 없는 노릇이다. 이미 남자친구는 나보다 예쁜 여성을 훔쳐본 뒤다. "내가 낯선 여성에게 졌다"는 느낌에 여성은 더 분하다.

한 번쯤 이런 일로 다퉈본 일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과학적 분석으로 위안을 해볼 만 하다. 남자친구는 별 생각 없이 다른 여성을 쳐다봤을 뿐이다. 그 여성이 내 애인보다 예쁘다거나 섹시하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최근 일본 뉴스 매체 제이캐스트에 따르면 일본의 뇌 과학자 히메노 토모미 박사는 남녀간 '한눈팔기'에 대해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남성의 한눈팔기는 단순한 본능적 반응일 뿐이다. 남녀의 뇌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여성은 남성의 본능적 기질에 의미를 깊게 부여하면서 서운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히메노 박사는 "남성은 뇌의 시상하부, 여성은 대뇌피질에 무게 중심이 놓여 있다"고 했다. 본능을 담당하는 시상하부는 성적 흥분을 일으키게 한다. 이성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은 성관계를 가질 것인가 아닌가, 어떻게 하면 쾌감을 얻을 수 있는가 등을 판단한다.

즉 뇌의 기능상 남성은 성적욕망에 더 충동적이고, 여성은 보다 신중하다. 남성은 본능적인 욕망을 만들어내는 중추 크기가 여성보다 2배 이상 크다. 성욕의 근원인 호르몬은 10~20배 나 많다. 남성은 본능적 욕구가 쉽게 커지기 때문에 섹시한 여성을 보면 이성적 판단을 하기 전에 몸이 저절로 반응한다.

결론적으로 섹시한 여성에 눈을 돌리는 남성은 본능적으로 눈이 돌아갔을 뿐 아무 생각이 없다. 그러나 여성은 멋있는 남성을 봤을 때 무의식적으로 뇌에서 해당 남성의 순위를 정한다. 애인이나 남편을 포함해 누가 나은지 생각하는 것이다. 여성이 머릿속에서 순위를 매기는 순간 죄책감을 느끼는 것도 이런 이유다.

그러나 남성은 여성보다 단순하다. "내 애인보다 저 여자가 더 좋다" "저렇게 섹시한 여성이 애인이었으면 좋겠다" 등의 생각을 하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히메노 박사는 "남성이 섹시한 여성에게 눈을 돌리는 것은 그저 놀랄 때 눈을 깜박이는 것과 다름없이 반사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