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풍경

길 위에서의 생각

라즈니쉬 2011. 1. 21. 03:53

 

 

길 위에서의 생각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삶에서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함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 류시화의 또 다른 시 '길가는 자의 노래'...와 헤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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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삶에서 잃은 것!...
그것이 진정 나의 것이었던가?...
애초에 맨주먹으로 세상에 나왔으니, 어찌보면 잃은 것이 있을리 만무하지만,
잠시나마 소유했다가 내 손에서 떠나보낸 그 어떤 것들조차도,
그것이 과연 나의 삶에서 진짜 가치가 있는 것인가를 지금에사 곰곰이 생각해본다.

삶에서 얻은 것!...
어차피 영원히 소유할 수 없는 것이라면, 진정 얻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인생이란 여정에서 어떤 용도로  잠시 빌려 사용하고 살다가 길위에 놓아두고 가는 거.
지금 내가 인생에서 얻었다고 착각하고 있는 그 무엇이 있다면,
그 무엇의 가치를 또 한번 의심해 본다.

'죽음'은 삶의 모든 것을 '무'로 환원시키기에,
삶에서 그 어떤 것의 '잃음'과 '얻음'을 논한다는 자체가
그리 가치가 있는 것인지마저도 의심스러워진다.

2. '나는 삶에서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어떤 목적을 가지고 태어났는가?... 아니다.
부모님이라 불리는 어떤 남녀 두사람의 사랑의 결과물로서, 자신으로선 불가항력적으로 태어난거다.
그렇지만 성장하면서 어떤 삶의 목표를 세우고 목적을 가질 수는 있겠다. 

삶의 목표!...
누가 어디서 무엇이 되어 어떻게 살아간다고 하더라도,
우린 이 세상에 단지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거다. 
세상의 모든 부모님이 자식을 나을 때도 당연히 그런 바램이었을 것이며,
우리 또한 어떤 형태의 삶을 살더라도 모두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모든 삶의 주체들의 유일한 목표는 '행복해 지는 것' 외엔 없는 것이다.
단지 행복해지는 방법론에서 사람들마다 생각의 차이가 다소 존재할 뿐.

행복해지는 방법?... 
세상을 온전히 다 가질 수 없다면,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지배할 일이다. 


또 무엇을 위해서 살지는 말아야 하는 것인가?... 

 

공동체에서 살고있으므로 최소한 '반사회적인 것'들만 피하면 되는 건가?...
자신의 행복을 위해 추구해야 할 것들만 추구하면서 살다보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걸러지는 게 아닐까?...

3. 행복!...

이건희가 행복할 거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건희보다는 어느 작은 산사의 노스님이 더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은 왜 드는걸까?...
그런 생각이 든다는 자체가, 행복은 확실히 경제적 부의 유무에 종속되어 있는 게 아니란 거겠지.

그럼 행복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봉사하는 삶'에서 말할 수 없는 행복을 느낀다는 사람들!...
우리 사회에서 아직 소수지만, 그들의 말은 분명히 거짓이 아닌 진심일거다. 
특정한 계층에게 베푸는 '봉사'라는 단어에 굳이 한정시키지 않더라도,
보통 사람들은 '내가 가진 무엇을, 다른 누구에게 베풀 수 있을 때'... 
그 때가 가장 행복과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사실 생물학적 개체로서는 한없이 미약한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어떤 기쁨을 줄 수 있을 때,
그 때만큼 자신의 존재감을 강하게 느낄 수 있을 때가 또 있을까?... 

요즘 시민 사회와 미디어에서 부쩍 많이 들려오는 '나눔의 행복'이란 구호!...
우리 사회를 한층 밝고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구호임에는 틀림이 없다.
나눔과 봉사!... 이 구호야말로 우리 시대 '행복의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기부문화도 많이 발전해서 이젠 금전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재능을 기부할 수도 있는 여러 형태의 기부운동이 전개되고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자신에게 타인과 나눌 그 어떤 것이 있다면, 작은 것이라도 기꺼이 나눠서
'나눔의 행복'이란 구호가 단지 사회적 구호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 자신이 행복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PS.
나눔과 봉사를 한번도 안해본 사람!... 
내게 그 무엇이라도 좋으니 빨리 조금만 나눠줘 보소. 현찰이면 더 좋고...
난 길라임같이 사회적 지도층의 관심을 받는 소외된 이웃으로 살고싶은 게 아니라,
내가 당신에게, 당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 하나의 작은 매개체가 되고 싶을 뿐이라니께. 


 


Ja Vais Seul Sur Ia Route (나 홀로 길을 가네)  - Anna Ge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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