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풍경

Love And The Separation

라즈니쉬 2011. 1. 17. 17:45



* 해안선의 불빛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도, 가슴 한켠에 사랑이나 그리움이 있기 때문일거다. (그런데, 내가 모르긴 뭘 모르냐?...) 


모른다 
                          
정호승

사람들은
사랑이 끝난 뒤에도
사랑을 모른다

사랑이 다 끝난 뒤에도
끝난 줄을 모른다

창 밖에 내리던
누더기눈도
내리다 지치면
숨을 죽이고

새들도 지치면
돌아갈 줄 아는데

사람들은 누더기가 되어서도
돌아갈 줄 모른다


* Love And The Separation - Elena Kamburova 


 
* 러시아 엘레지의 여왕. 1940년생



1. 사랑이 끝난 뒤에도 사랑을 모르는 거.

사랑을 한 두어번 해 보고 사랑을 안다면?...
그럼 사랑을 누가 또 해 보려고 하겠나?...
경우에 따라서 때로는 숨막힐 듯 힘들기까지 한 그런 사랑을.
'저번 사랑은 그랬어도... 이번 사랑은 좀 다르겠지'.. 하는 생각에,
또 해볼 용기를 갖는거지. 

사랑이 끝나도... 사랑에 대해 몰라야 하는 게 맞다.
세상의 사람들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사랑이 있으니까.
한번이나 두번 해보고, 사람들 모두가 사랑의 실체를 알게된다면...
그래서 더 이상 사랑이란 감정에 대한 신비로움이 없어진다면...
종족보존용 애는 누가 낳고, 소는 누가 키우나?...  

그러니...
사랑 한두어번 해보고 끝나도, 사랑에 대해 몰라야...
'시크릿 가든'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감정이 계속되어서
인류의 생산적 활동이 계속될 수 있는거다. 

사랑 몇번 해봤다고, '머, 그딴 사랑 뻔한 감정이지'...라며,
세상의 사랑을  모두 자기 경험에만 비춰서 판단하고 매도하며 냉소적으로 보는 사람들.
참 불행한 자들이다. 

세상은 사실 아름다워서 아름다운 게 아니고, 아름답게 보려하는 마음이 있기에 아름다운 거니까.
사랑으로 때론 다치기도 하지만, 그 다친 마음을 낫게 하는 것도 결국은 사랑뿐인거다.  

사랑이란 감정은!... 사람에 따라 아주 냉정하게 보자면 '환상'일 수도 있겠지만...
어떤 환상이 조금도 없이 산다는 것도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닐 것 같다.

육고기에 비하자면,
사랑하는 삶이 마블링이 죽이는 꽃등심이라면, 사랑없는 삶은 퍽퍽한 닭가슴살이랄까?...
 
그런데... 세상의 반이 남자고 반이 여자인데, 사랑안하고 살면 도대체 뭐 하고 살려고?... 
굳이 남녀간의 사랑만은 아니라 하더라도,
머 인생에서 '사랑'보다 좋고 행복하고 깔쌈하고 멋진 거라도 있나?...
(개뿔이나... 딱히 할 것도 없는 사람들이 말이야. ㅋㅋ...)
 

2. 사랑이 다 끝난 뒤에도 끝난 줄을 모르는 거.

사랑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
사랑의 대상만 간혹 바뀔 뿐, 사랑은 계속된다.
사랑없이는 세상 인간의 모든 동력이 대부분 멈춰질거다.
사랑하는 대상은 각자 달라도, 모든 사람들은 분명히 그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
부모님, 아내, 자식, 연인... 거기에 더해 '자기 자신'도... 

'사랑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네'...라고... 용필이 오빠가 말했잖는가?...
(정호승 시인에게 우겨대려면, 용필이 오빠정도는 불러들여야지...) 

세상에서 사랑이 끝나면... 그게 바로 '세상말세'라는 거다.

그러니...
알게 모르게 우리더러 이 질박한 삶을 계속 살아가게 하는 힘은,
다름아닌 '사랑'인거라고 힘주어 말하고 싶다.

* 더 노가리깔려니 배가 고파서, 대충 마무리 할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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