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풍경

위하여

라즈니쉬 2010. 4. 28. 01:15


위하여
                                                       안 치 환

위하여, 위하여!
우리의 남은 인생을 위하여!
들어라 잔을 들어라 위하여, 위하여!

목마른 세상이야 시원한 술 한 잔 그립다.
푸르던 오솔길 자꾸 멀어져 간다
넥타이를 풀어라 친구야
앞만 보고 달렸던 숨 가쁘던 발걸음도
니가 있어 이렇게 내가 있어 이렇게
이 순간이 좋구나 친구야

위하여, 위하여!
우리의 남은 인생을 위하여!
들어라 잔을 들어라 위하여, 위하여!

무정한 세월이야 구름처럼 흘러만 간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짧다.
청춘의 꽃이 시들어간다.

위하여, 위하여!
우리의 남은 인생을 위하여!
들어라 잔을 들어라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우리의 남은 인생을 위하여!
들어라 잔을 들어라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노무현 대통령님!...
바람과 돌풍이 부는 을씨년스런 밤입니다.
정치게시판의 6/2 지방선거와 관련된 글들을 읽어본 후 잠자리에 들려다가,
우연하게 이 곡을 한 곡 듣고있자니 또 당신이 생각나는군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에서 당신을 중심으로 풀밭에 둘러앉아서,
당신의 웃는 얼굴을 바라보며 시원한 술 한잔 마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요즘 인터넷상에 떠도는 '노스트라무현'이라는 내용의 당신 예언대로,
당신이 퇴임하신 2년 반만에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되었을까요?... 
이렇게 우울하고 갑갑한 세상이 올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책읽고 시쓰고 노래부르며...
그러다 가끔씩은 좋은 사람들과 시원한 술도 한잔씩 하며...
저는 이 세상을 그렇게 희희낙락하며 살다가 가고 싶었던 한사람의 서민이었습니다.
조금 느리고, 조금 게으르게... 조금은 빈둥빈둥, 방바닥에 딩굴딩굴하며...

그러나 당신을 알고난 순간부터는, 그런 꿈이 불가능해져 버렸습니다. 
가슴속에는 불의에 대한 분노와 우울함만 점점 쌓이게 되었고,
당신의 기쁨은 제 웃음이 되었지만, 당신의 고통은 제 눈물이 되었습니다. 
제 삶은 당신을 알고나서 심적으로 너무 힘들어진 것 같습니다. 
이거 어떻게 좀 물어 주십시오.
당신을 모르고 정치를 몰랐다면, 이렇게 마음이 힘들지는 않았을 것 아닙니까?...

(말해놓고 보니 당신에게 물어달라고 할 게 아니네요.
왜 그 X끼들은 씰떼없이 탄핵을 해가지구 탄핵덕분에 당신을 알게 하구,
저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그 X끼들은 이래저래 사람 못살게구는 재주는 타고난 모양입니다.
'느그 탄핵덕분에 내 인생이 바뀌었다. 내 인생을 물어다오. 이 XX끼들아!...) 

당신!...
떠나시기 전에 한 사람에게 말씀하시길, '정치하지 마라'...고 하셨지요?... 
다음번엔 아마도 공직자와 정치인을 동시에 겸하는 자리에서 일을 하겠지만,   
이번만큼은 당신의 뜻을 받들어서, '공직자'의 길에 발을 들여놓으려 합니다.
당신의 꿈이었던 '사람사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하늘에서라도 좀 도와주십시오.
그가 불의에 무릎꿇고 양보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당신이 불의에는 단호히 맞섰듯, 그도 그렇게 용감하게 맞설 수 있도록 부디 힘을 주십시오.

그 사람은 더디가도 당신이 꿈꾸는 세상을 이루어가려 우리와 함께 계속 전진할 것입니다.
전진하는 그 사람에게 미약하나마 힘이 되어주려 끝없이 노력하는 일.
'노무현'이란 사람을 사랑했던 우리의 '운명'입니다.  

위하여, 위하여!
우리의 남은 희망 '유짱'을 위하여!
들어라 잔을 들어라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PS. 도저히 그냥은 몬자겠네. 딱 한 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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