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시카!...
하면 '나폴레옹의 고향'이 떠오르는 게 상식인데...
이 곡을 반복해서 듣고 있노라니, 박범신의 어떤 소설이 떠올랐다.
사랑하는 한 여자의 흔적을 쫓아 전세계를 돌다가,
마지막에 아일랜드의 어느 섬에서 그 여자를 만나서,
그녀의 병 수발을 하며 조금은 괴기스럽기까지 한 동거를 하다가,
그녀가 죽은 후에 귀국해서 반실성 상태로 살다 죽은 중년의 남자.
제목이 생각이 안나서 지금 검색해 보니, '침묵의 집'이란다.
출판년도가 99년도?... 10년전에 내가 그 책을 읽었군.
그 당시 꽤나 깊은 감동을 받았었는데...
그 때 읽으면서, 작가 박범신의 나이를 생각해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가 몇 살의 나이에 이런 작가적 상상력이 가능할까 싶어서.
그는 어쩌면, 그 때 당시에 모든 현실을 뒤로 하고,
책의 주인공처럼 이런 사랑을 한번 쫓아보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혔던 건 아닐까?...
그가 젊은시절 놓쳤던 것!...
그 놓쳤던 것이 어쩌면 '사랑'이라는 것이라서,
작가의 인생에서 '사랑'에 관한 얘기로는 마지막으로 최대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쓴 얘기.
아마 그는 중년의 허무감과 우울을 이 소설로 풀어낸 듯 싶다.
소설에서 주인공의 아들인지 조카인지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마지막에 반실성한 주인공을 보며
그의 중년의 삶과 심리를 추론해보는 대목이 뭉클했었는데...
지금 생각키엔,
어느 작은 섬에서...
몸이 아픈 한 여자의 병수발을 들며 남자로서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것.
이 사막같은 세상에서, 누군가 한 사람을 마지막 순간까지 곁에서 돌봐주고 지켜준다는 거.
인간으로서, 또는 남자로서... 참으로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서로가 부부든 연인이든 간에.
* 내 맘대로 그림 감상문
사랑하는 여인이 죽으면, 한마리의 짐승이 되어
달빛아래 누워 쉬는 그녀의 곁을 영원히 지키리라.
저 그림속의 짐승 정도는 되어야,
이승에서 사랑같은 사랑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텐데...
ps.
영화나, 소설이나, 음악이나...
해피엔딩이나 기쁨이 아닌... 슬픔과 비극적인 것에 매력이 느껴져서 자꾸 땡긴다.
이런 걸 정신분석학적 전문용어로 뭐라 그러지?... 또라이?... ㅎㅎㅎ...
하여튼 좀 문제다. 슬픔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기쁜 인생을 살 수는 없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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