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대통합 민주신당이 경선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대선 출마선언을 한 유시민 前 장관은 손학규 前 지사의 범여권 지지율 1위를 전혀 인정할 수 없으며, 일주일 안에 지지율에 변화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통합 민주신당 유시민 의원은 21일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진행: 명지대 신율 교수, FM 98.1, PM 7:05-9:00)에 출연해 "손학규 전 지사는 대통령 선거운동을 시작하신 게 지사 임기가 끝나기 전부터니까 거의 2년 정도 됐는데, 2년 동안 국민 지지율 7% 수준"이라며 "(범여권 지지율 1위를) 전혀 인정할 수 없는 일"이라고 깎아내렸다. 유 의원은 "국민과 효과적으로 잘 소통하고 국민의 사랑받는 후보가 있으면 일주일 안에도 얼마든지 1위로 치고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손 전 지사의 정책은) 이명박 후보의 정책과 비슷하다"면서 "한나라당에 계실 때도 이명박 후보와 거의 비슷한 공약을 했던 분"이라고 평가했다.
유 의원은 범여권 대선 주자들의 손 前 지사 비판과 관련해서는 "손학규 前 지사의 범여권 이적에 대해 마땅하지 않게 생각하고 비판하던 분들은 어찌 보면 비판할 권리가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해찬 前 총리의 손 前 지사 비판은 "(이해찬 前 총리가 비판할) 자격이 있다기 보다는 이해할만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명숙 前 총리가 제안한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가능성은 늘 열어두고 있다"면서 "(후보 단일화는) 정책적 유사성과 역사적 정통성을 가진 후보들 사이에서는 널리 이뤄질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추미애 前 의원이 이번 대선을 '민주 대 반민주, 산업화 세력 대 민주세력의 구도'로 진단한 부분에 대해서는 "진부할 뿐 아니라 너무 독선적"이라고 평가한 뒤 "지금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민주주의의 수준을 좀 더 높여주기를 바라신다"고 말했다.
##### 이하 방송 내용 #####
▶ 진행 : 신율 (명지대 교수/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민주신당 유시민 의원
- 민주신당은 예비경선을 하기로 했나?
자세한 규칙은 아직 안 나왔지만 하는 걸로 돼있다.
- '문국현 사장의 경우 미묘한 시점에 대선출마 선언을 해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말이 있는데?
나와 비슷한데, 문국현 사장을 면제해주면 나도 면제해줘야 맞는 것 아닌가.
- 문국현 사장이 범여권 후보로 나오려고 한다면 일정을 조절해서라도 예비경선에 참여해야 할까?
그게 원칙이다.
- 후보 단일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후보 단일화라는 건 정치인들이 이합집산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그럴만하다고 받아주셔야 효과가 있다. 좋은 정책과 유사한 방향을 가지고 있는 후보들끼리 적당한 절차를 거쳐서 힘을 합치는 것은 정치에서 늘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항상 열어두고 있다.
- '유시민 의원과 이해찬 전 총리의 연대가 쉬울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는 그냥 작전으로 하는 게 아니다. 선거라는 건 자연인의 승리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후보가 가지고 있는 정책비전의 승리를 도모하는 것이다. 유사한 정책비전을 가진 후보끼리 힘을 합쳐서 그 비전이 승리하도록 하기 위해 자연인인 후보들이 자기이익을 희생하는 과정이 후보 단일화인데, 그건 이해찬 전 총리뿐 아니라 정책적 유사성과 역사적 정통성을 가진 후보들 사이에서는 널리 이뤄질 수 있는 일이다.
- 범여권의 경선은 정책을 중심으로 한 경선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길 바란다. 정책비전 중심의 경쟁이 되길 바라는데, 이건 모든 후보들이 협력해야 이뤄지는 일이라 실제 그렇게 될지 아니면 한나라당처럼 서로 비방하는 공격이 함께 있을지 걱정이 된다. 한 정당 안의 경선이 그렇게 정책은 다 실종되고 상호 인신공격으로 가는 것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매우 바람직하지 않고, 우리 쪽에서는 그런 일이 없길 바란다.
- 이해찬 전 총리나 정동영 전 의장이 손학규 전 지사의 과거 경력에 대해 비판하는데, 이런 것도 네거티브에 속한다고 보나?
지도자가 되려는 분의 역사적, 도덕적 정통성은 다 문제가 된다. 후보 경선 과정에서 논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손학규 전 지사의 경우는 좀 특별하다. 원래부터 손학규 전 지사의 범여권 이적에 대해 마땅하지 않게 생각하고 비판하던 분들은 어찌 보면 비판할 권리가 있다고 봐야 한다. 그것은 단순한 인신공격이 아니라 그 사람의 철학관이나 인생관과 다 관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손학규 전 지사가 한나라당에 계실 때 나와서 같이 하자고 말한 분들이 지금 와서 한나라당 경력을 문제 삼는 것은 일관성이 없는 일이며 사실상 비난에 해당한다고 본다.
- 이해찬 전 총리는 손학규 전 지사에 대해 비판할 자격이 있다?
자격이 있다기보다는 이해할만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 현재 손학규 전 지사가 범여권 후보 중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전혀 인정할 수 없는 일이다. 사실 별 차이 없다. 그리고 선거는 후보들이 국민과 대화하는 과정이니까 거기서 효과적으로 잘 소통하고 국민의 사랑받는 후보가 있으면 일주일 안에도 얼마든지 1위로 치고 나올 수 있다.
- 손학규 전 지사가 범여권 지지율 1위를 차지하는 이유는 뭘까?
손학규 전 지사의 경력이나 인품, 현재로서의 본선 경쟁력, 인지도 등에서 다른 후보들을 앞서는 면이 있다. 그런데 그분이 대통령 선거운동을 시작하신 게 지사 임기가 끝나기 전부터니까 거의 2년 정도 됐는데, 2년 동안 국민 지지율 7% 수준이다. 나는 한 달 전부터 시작해서 비슷하게 가고 있기 때문에 나도 국민에게 좋은 비전과 전략을 말씀드리고 기회를 더 가지면 좀 더 치열한 경쟁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승부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 손학규 전 지사의 정책에 대해 어떻게 보나?
이명박 후보의 정책과 비슷하다. 경제 대통령, 외자유치 등 한나라당에 계실 때도 이명박 후보와 거의 비슷한 공약을 했던 분이다.
- '여론조사로 당의 후보를 결정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있는데?
나도 그건 정당정치의 근간을 크게 흔드는 합리적이지 않은 일로 본다. 국민은 추상적으로 하나로 있는 게 아니다. 국가발전의 비전이나 전략,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 등 모든 면에서 의견을 각각 달리하는 많은 국민이 있다. 그런데 누가 돼야 좋은지는 아무도 혼자서 결정을 못한다. 그러다보면 비슷한 사람끼리 무리를 이뤄서 정당이란 걸 만들고, 또 그런 경향성을 가진 국민끼리 그쪽 후보를 뽑아주고, 그렇게 해서 최종적으로 더 많은 국민 지지를 얻는 사람이 국가 지도자가 되는 게 정당정치, 간접민주주의의 기본원리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 전체를 흔들어버리고 추상적으로 누가 국민의 지지가 높냐로 할 거라면 아예 여론조사로 뽑지, 뭐 하러 선거를 하겠나. 원래 민주주의라는 건 의견이 다른 사람끼리 무리를 지어서 경쟁하는 과정에서 답을 찾는 건데, 그걸 다 없애버리는 식이면 장기적으로 국가발전에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 2002년 대선과 2007년 대선의 화두를 비교한다면?
2002년에도 경제가 중요했다. 그때는 실업자도 지금보다 더 많았다. 2007년의 경제 상황은 2002년보다 낫다. 그런데 IMF 이후 10년간 어려운 시기를 견뎌온 국민이 흡족해할 만큼 빠르게 좋아지지 않으니까 경제 회복에 대한 소망이 많으신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느 후보든 부응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국민의 경제생활을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만 하는 것은 그냥 훌륭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과 똑같은 건데, 국민께서는 그런 광고카피 같은 데 관심을 많이 쏟으시니까. 이명박 후보의 공약은 경제성장률을 지금보다 2% 정도 올리겠다는 것밖에 없다고 보는데, 그 방법도 제시돼있지 않다. 이쪽 후보가 정해지면 본선에 가서 그런 것들에 대한 토론이 충분히 이뤄질 것이다.
- 추미애 전 의원은 '이번 대선은 민주 대 반민주, 산업화세력 대 민주세력의 구도'라고 하는데?
진부할 뿐 아니라 너무 독선적이다. 이미 민주화가 시작된 지 20년이 됐고, 지금 국민은 독재로 회귀할까봐 걱정하시는 게 아니라 정치인들이 민주주의의 수준을 좀 더 높여주기를 바라신다. 독재냐 민주냐가 아니라 성숙하고 품격 있는 민주주의냐, 천박하고 진흙탕 같은 싸움이냐를 구분해야 할 때다. 국민은 훨씬 숙성되고 품격 있는 민주주의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요청에 부응해야 한다. 산업화세력 대 평화세력이라고 말하는 것도 그러면 한나라당은 전쟁세력이라고 규정하는 건데, 그렇게 가르는 건 일종의 독선이라고 본다. 우리 쪽이 좀 더 평화적이고 한나라당 쪽이 좀 덜 평화지향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그렇게 나누는 건 국민께서 그다지 좋아하시지 않을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생활이 많이 불안하고 오늘보다 내일이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없어서 많이 괴로우시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이 시점에서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전략을 짜고, 정부와 국민이 각각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것인가에 대한 정책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림으로서 국민의 신임을 얻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 '범여권의 가장 중요한 지지기반은 시민사회'라는 말에 동의하나?
보기에 따라 다르다. 그걸 크게 보는 분들도 있고, 별 영향이 없다고 보는 분들도 있다.
- '요즘 유시민 의원이 부드러워졌다'는 의견이 많은데?
새로운 게 아니라 내각에 있을 때도 늘 이렇게 해왔다. 예전에 당에서 활동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의견 충돌이 많았다. 내 태도의 진지함이 부족하고, 공직자로서의 경험이 부족하고, 책임성도 덜 여문 상태로 활발하게 하다 보니까 다른 분에 대한 배려가 많이 부족했고, 그런 것 때문에 하지 않아도 될 갈등이 많이 있었다. 나도 그런 걸 많이 느꼈고, 내각에 있을 때 행정조직을 이끌려면 그렇게 해선 안 되기 때문에 그때부터 이미 내 직책이 요구하는 소양, 행동방식, 품격을 가지려고 노력해왔다. 지금은 대선에 도전하기 때문에 국민이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말씀하시는 것들을 따르도록 노력하는 게 기본도리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 범여권의 대통합이 완성됐다고 보나?
아니다. 지금은 그냥 사람만 모아놨다. 정당은 의석만 많다고 되는 게 아니다. 덩치만 크다고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신이 바로 박혀야 제대로 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 정당도 영혼이 똑바로 서야 제대로 된 정당이다. 뚜렷하고 합의된 정강정책, 규율, 질서, 민주적 절차가 내부에 확고하게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은 의석만 많을 뿐이다. 이 정당은 첫 걸음 단계에 있고, 앞으로 제대로 된 정당으로 서기 위해선 많은 분들의 진지한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
- 민주당은 처음부터 대통합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보나?
그런 뜻은 아니다. 그분들이 원했다면 같이 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분들은 따로 가는 게 올바르다고 판단하셨기 때문이 그런 것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선거를 통해 국민의 평가를 받아보고 뒤를 돌아보며 각자 새로운 길을 찾고. 정치나 선거라는 게 함구적인 학습과정 아니겠나. 개인의 삶이 그런 것처럼 정당의 삶도 그렇다. 긴 과정 속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행: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월~토 오후 7시~9시)
(서프라이즈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