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어제 중국집 가서 짜장면 시켜 먹었는데 정말 맛있더군요."
(최초의 글쓰기. 그냥 평범하죠?)
B: "짜장면이 뭐가 맛있어요? 우동이 훨씬 맛있지"
(간단한 이의 제기)
C: 짜장면이든 우동이든 누가 만들었냐에 따라 음식이 작품이 될 수도 쓰레기
도 될 수도 있습니다. 맛이란 상대적인 개념이기도
하구요. 예를 들면 좀 비위
생적이다, 폭력적인 성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파란대문 반점의 김기덕
주방장 같은 경우 논란이
되기도 하죠. 그런 부류의 주방장을 작가주의 주방장
이라고도 하죠. (이제부터 좀 더 심도 있는 문제제기가 시작됩니다)
D: 그런데 말이죠. 아무리 짜장면에 대한 철학이 중요하더라도 주방장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위생이 아닐까요? 위생 관념에 문제가 있는
주방장을 작가주의 주방장
이라고 옹호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C의 얘기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
E: 별 것도 아닌 것들을 가지고 싸우는군요. 그렇게 할 일들이 없으십니까?
(아무것도 아닌 일로 싸우지 말라는 냉소적인
문제제기)
C: 아니 이게 왜 별 것 아닌 논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런 논쟁을 통해 우리나라
의 중국음식 문화를 비롯해 외식문화, 외식산업
종사자들의 직업의식 고취, 심지어
토론문화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보지 않으세요?
(상당히 진지하고 집요한 사람들이 꼭 있습니다)
E: 참 별 것 아닌데다가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시는 군요. ㅋ ㅋ ㅋ.
(여전히 냉소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C: ㅋ ㅋ ㅋ. 비웃는 겁니까? 상당히 기분 나쁘군요. 전 E님 같은 싸구려 냉소주의자
를 경멸합니다. (드디어 달아오르기
시작합니다)
E: 싸구려 냉소주의자요? 심하시군요. 마치 더러운 곳에 들어온 기분입니다.
이제 그만 하죠.
(냉소적으로 이런 분들은 대체로
심성이 여리거나 의외로 소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한마디 듣자 '까마귀 노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말라'는 심정으로 토론에서
자진
해서 빠져 나갑니다. 이렇게 되면 나머지 사람들이 뻘쭘해지죠. 이럴 때 누군가가
수습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F: 자자 논쟁이 너무 과열되는군요. 이쯤에서 제가 짜장면의 유래에 대해 말씀드리죠.
짜장면은 출생지가 인천이고, 1883년에
생겼는데, 중국에서 건너왔지만, 사실상 한국
에서만 있는 음식입니다.......(여러가지 다양한 정보를 나열합니다)
G: 오... F님 정말 대단합니다. F님 덕에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제가 여길 오는 거죠
(정보를 얻는 것에 만족하는
READ onLY MEMORY족입니다)
H: 짜장면이 중국에서 건너온거라구요? 몰랐군요. 이제 짜장면을 먹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신토불이라고 우리 몸에는 우리 몸에 맞는 우리
음식을 먹어야만 합니다. 이제부터 초밥
을 먹읍시다.
(해외정보에 지나치게 어두운 국수주의자들도 가끔 있죠. 초밥은
일식인데..)
G: 열라무식하시군요. 공부좀 하세요. 그렇게 따지면 먹을만한게 뭐가 있나요?
그리고 초밥은 일본 것입니다.
(서서히
논점에서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남의 오류를 공격적으로 지적하는 사람
꼭 있죠)
H: 야이 씨발넘아. 나 무식한데 너 더해준 거 있냐? 너 전화번호 대. 만나서 얘기하자.
(자신의 생각이 공격을 당하면 지나친
인신공격이라고 생각해서 지나치게 흥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의 생각이 부정당한 것을 자기자신이 거부당한 것으로 생각
하는
부류들이죠)
K: 더해준(X) 보태준(O). 이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신토불이도 좋지만, 국어사랑
나라사랑이 아닐까요? (간혹
맞춤법에 집착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
I: 사실상 중국에서 건너온 것이라면 짜장면이 판매되는 돈의 일부를 로얄티로 제공
해야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중국과의 관계도
좋아질것이구요. 거시적으로 생각할 때
우린 짜장면에 대한 중국의 특허권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제 논쟁은 민족주의, 사대주의
논쟁으로 서서히 접어듭니다)
B: 아 이 논쟁은 짜장면이 맛있었다는데 대해 제가 우동이 더 맛있지 않냐고 해서
시작된 것입니다. 논쟁이 본질을 벗어나는군요. 전
사람들이 우동에 대해서 지나
치게 저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십시오. 여기서도 짜장면 이야기 밖에 없지
않습니까? (최초의
문제제기자가 주의를 환기합니다)
D: 맞습니다. 논의에서 벗어났군요. 사실 우동 역시 중국집의 대표 음식임에도 불구
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동의하는 사람이 나옵니다)
J: 짜장면, 우동이 맛있어요? 저는 사실 팔보채, 탕수육 이런 것 밖에 못 먹어봐서요?
(이럴 때 그 문제에 관해 생각해보지 못한
사람이 엉뚱한 이야기를 합니다)
A: 참 놀랍군요. 전 그냥 어제 짜장면을 먹었더니 맛있었다는 이야기였는데, 문제가
이렇게 커진다는 것이.
(처음으로 글쓴
사람조차 일파만파로 퍼지는 얘기에 당황하고 있습니다)
C: D님 아직 우리 이야기 끝나지 않았잖아요. 김기덕 주방장에 대한 토론은 끝내야죠.
더러운 주방장이 만든 음식은 쓰레기라는 말은
지나쳤던게 아닌가요?
(역시 집요합니다. 토론을 하다 열받으면 상대방의 말을 확대해석하기도 합니다)
D: 그 말이 도대체 어디서 나온건가요? 제가 언제 그런 말을 했죠. 증거를 대세요.
남의 말을 확대하는 버릇은 여전하군요. (이제
약간의 추측성 인신공격이 시작됩니다)
C: 제가 언제 남의 말을 확대했다고 그러세요. 증거를 대세요.
(논점에서 약간 벗어난 논쟁이 주된 논쟁으로 바뀌고 사람들은 구경꾼이
됩니다)
D: 그럼 제가 '더러운 주방장이 만든 음식은 쓰레기'라는 말을 했다는 건가요?
(재차 그 발언에 대한 논증을
요구합니다)
C: 그만두죠. 쓸데없는 일에다가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피곤해지니까 슬쩍 빠져나갑니다)
D: 먼저 시작한게 누구죠. 왜 먼저 시작하고 불리하면 빠져나가려고 하죠.
(이젠 D가 더 집요하고 적극적으로 논쟁을
요구합니다)
A: 맞아요. C님은 항상 그런 식입니다. 자기 주장만 하고 상대방의 요구는
묵살을 해왔죠. (평소에 C의 게시판 사용에 대해 불만이
많았던 A가 끼어듭니다)
C: A님은 빠지세요. 왜 남의 일에 끼어들고 그러죠.
(여러명이 공격하니 주적을 한명으로 설정해 싸우려고
합니다)
B: 두 분만이 쓰는 게시판인가요? C님의 말에 책임을 지셔야죠.
(어느 게시판이나 공격적인 주장으로 왕따를 당하는 사람들이 몇 명
있습니다)
F: 너무들 하시는군요. 왜 C님만 몰아붙이시는 거죠?
(또 어느 게시판이나 약자를 무조건 옹호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C: 그래요. 맞습니다. 왜 저만 몰아붙이시는 거죠. 사실 주방장이 음식만 잘하면
되지 그 사람의 사생활이 뭐가 문제인가요? 그
사람이 강간을 했든, 부정을 했
든 음식만 맛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이때 용기를 얻은 C는 오바하기 시작합니다)
F: 아니 그게 말이 되나요? 당신 미친거 아니요? 당신 같은 쓰레기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이 기분 나쁘군요. 당신이 안나가면
제가 나가겠습니다.
(옹호하고 싶었지만, F가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성폭행 문제를 거론함으로써
꼭지가 돌게 됩니다)
M: 마스터로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발 탈퇴하지 마세요. 회원 한명이 아쉽습니다.
(이런 문제 생기면 마스터는 끼어들기 상당히
힘이 듭니다. 조금이라도 누구
편을 들게 되면 비호한다고 하고, 자기 의견을 밝히면 마스터가 나선다고 뭐라고
하곤 하죠. 너 마스터
자격있어?)
L: 야... 마루타인지 햄스터인지 몰라도 너는 조용히 해. 왜 끼어들고 지랄이야.
(아무리 마스터가 힘이 없어, 마루타인지
햄스터인지 몰라도 이러면 곤란합니다.
분위기 파악 못해 강퇴를 당하기도 하죠. 아~ 제가 그렇게 한다는 말은
아니구요)
M: 씨바 너무한 거 아냐? 그렇게 말해도 돼(얼마전의 나)
정정해 드리죠. 전 햄스터가 아니고
펭귄이랍니다(소심해진 요즘의 나)
아무튼 건전한 토론이 되기 바랍니다.
논쟁은 끝없이 진행될 듯 하다가 며칠 지나면 흐지부지 결론없이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뭐가 남는 토론을 한다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니겠죠. 하지만 남지
않는다고 해서 의미없는 토론은 아닐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린 진리에
가까워질 것이고, 서로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기기도 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어떤 유형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때에 따라 A가 될 수도
있고,
B, C, D, E... 등등 모두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뚜렷이 드러나는 특별한
성향이 있기도 할테지만요.
(서프라이즈 서프랑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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