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폭행시 정당방위 기준

 

'내 아내가 맞고 있다'…맞선 남편에 정당방위 인정

뉴시스 | 장지승 | 입력 2011.08.23 12:54 |

 

【울산=뉴시스】장지승 기자 

아내가 남성 2명에게 폭행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남편이 이를 만류하기 위해 폭행에 가담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 남편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인정했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23일 주점에서 40대 여성 등을 폭행한 김모(30)씨 등 2명을 폭행 혐의로 입건했다.
방어적으로 대항한 남편 A(40)씨에 대해선 정당방위를 인정해 조사 후 석방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직장 선후배로 지난 7월 말께 울산 동구의 한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옆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던 B(46·여)씨가 자신들에게 욕설하는 것으로 오인하고 뺨을 때리고 발로 차는 등 폭행했고,
이를 남편이 만류하자 또 다시 남편과 주점 업주, 지나던 행인 등 6명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술을 마시던 도중 잠깐 볼일을 보고 돌아오는 순간
처가 다른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던 2명의 남자로부터 폭행 당하는 것을 목격하고는
이를 만류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어났으며, 처가 맞는 것을 보고 가만히 있을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주장했다.

A씨의 주장은 주변 목격자의 진술과 대체로 부합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경찰은 "피해자 남편의 행위는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상대방의 침해행위에 대한 방어적인 행위였으며
또한 가족(처)이 눈앞에서 폭행을 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폭행 사건에 개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판단, 불기소 송치 예정이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으로도 폭력사건 쌍방입건 관행에서 과감히 탈피해
정당행위에 해당하는 폭행에 대해서는 과감히 불입건 하는 등 선의의 피해자를 적극 구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당방위는
▲침해행위에 대해 방어하기 위한 행동일 것
▲침해행위를 도발하지 않았을 것
▲먼저 폭력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
▲폭력행위의 정도가 침해행위의 수준보다 중하지 않을 것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
▲침해행위가 저지․종료된 후 폭력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
▲상대방의 피해정도가 본인보다 중하지 않을 것
▲치료에 3주(21일) 이상을 요하는 상해를 입히지 않았을 것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jj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