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풍경

컴퓨터 수리

라즈니쉬 2010. 12. 25. 02:59


오늘 속썪이든 고물 컴을 수리했다.
몇일 전부터 무슨 알지못할 창(창 이름이 '... NET. FRAIM WORK'...든가?.)이 자꾸 모니터화면에 떠서,
없어지지도 않는데다가, 밤에 컴을 끄려고해도 잘 꺼지지가 않는 것이었다.
거기다가 평소엔 창을 다섯개 정도만 열어놓아도 느려터져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고.
포맷한지도 2년정도 된지라 오랜만에 이것저것 좀 고치자싶어서 컴 기술자 젊은이를 불렀는데...
 
500메가 메모리를 2기가로... 하드디스크를 하나 더 장착시키고...
DVD 플레이어를 교체하고... 포맷을 하고...
하드디스크와 DVD 플레이어는 마침 지인에게 얻게된거라 비용은 안들이고 장착했고,
메모리는 기존 500메가 짜리에 2만원 주고 1기가짜리를 얹으려고 했는데,
기존 500메가짜리와 1기가짜리가 서로 뭐가 안맞는다고,
컴 고치러 온 젊은이가 500메가 짜리를 빼어내고 거기다가 그냥 1기가짜리를 하나 더 얹어주었다.
포맷 3만, 메모리 2만...하여 도합 5만.

근데, 포맷하다가 젊은이가 내 음악에 저장되어잇던 음악을 모두 날려버렸다.
거, 참!... 약 3년동안을 차곡차곡 모아온 곡들인데...
컴 기술자가 어째서 이런 실수를 다 할 수 있는지...
단순히 음악이 아니라,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그 음악들을 다운받고, 인코딩하고, 감상하며 보낸 시간들.
그런 시간들을 돌아보자니 내 과거의 기억들 일부분이
타인의 실수로 그냥 한순간에 쓱싹 삭제된 것 같아 무척 아쉽고 짜증이 난다.
젊은이는 별 미안한 기색도 없어 보이고, '다시 다운받으셔야겠다'...고만 얼버무리고.
앞에선 별 말을 안했는데, 저녁시간에 컴앞에서 '내 음악 파일'을 열어보니 그냥 휑한 느낌...
넷 서핑하며 한곡 한곡 좋은 곡을 찾아서, 따로 다운받은 후 내 컴에 저장해 놓을 때 
얼마나 부자가 된 느낌이 들었는지 모른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의 이런 기분을 알 것이다.
그런데 어쩌다가 이렇게 한순간에... T.T...  

음악문제는 또 그렇다치고...
포맷하고 하드디스크 하나 더 장착하고 나니, 컴 사용하는데 뭐가 많이 어색하다.

새로운 창 열기도 이상해졌고, 게시판 글을 클릭할 때마다 불필요한 소리도 삑삑거리고...
새로운 컴 환경에 적응하려면 불편함이 1주일 이상은 지속될 것 같다.
오~ 또 얼마나 '마인드컨트롤'을 해야할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다는 건 힘들고 어렵고 짜증도 나는 일이지만...
또다른 무엇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기분을 추스린다.
휑하게 날려버린 내 소중한 과거의 시간들이 녹아있는 음악들.
날아간 그 음악들대신 또 어떤 음악들이 내곁에 자리하려나?...
무언가를 잃거나 손에서 놓는다는 건, 또다른 무언가를 만나고 얻는다고 생각하련다.

크리스마스날, 어쩌면 별 것 아닌 일로 스트레스받을 필요가 뭐 있겠는가?...   

이런 생각으로... 크리스마스 밤을 보낸다. ㅎㅎ...

 

살아있는 동안 행복해라.
왜냐하면,
당신은 오랜시간을 죽은 채 누워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ps. 내일은 부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길!...
그래서 온 세상이 순백의 은총을 받는 기분이 되도록!...



  


 

'나의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We have met before   (0) 2011.01.14
Because Of You   (0) 2011.01.09
귀향  (0) 2010.12.22
Wayfaring Stranger   (0) 2010.12.20
날 떠난 이유  (0) 2010.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