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기리 죠의 “도쿄 타워”를 보고.
지난 설 연휴기간 EBS에서 오랜만에 따뜻한 영화 한 편을 봤습니다.
오다기리 죠가 나오는 “도쿄타워”란 영화입니다.
동명 영화가 있어 많은 분들이 착각하게 되는데, 세간에서 에쿠니 가오리 원작의 영화는
“2004 도쿄타워”라 하고 릴리 프랭키 원작은 “2007 도쿄타워”라고 합니다.
저는 에쿠니 가오리 원작은 소설로만, 릴리 프랭키 원작은 영화로만 봤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작년 10월 25일 개봉작이며 일본 아카데미상을 휩쓸은 작품입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꼭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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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 어머님이 돌아가실 땐 돌아가신 내 부모님 두분의 임종의 순간이 겹쳐졌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계층에게 호소할 수 있는 주제는 역시 가족인 것 같다.
암 때문에 돌아가신 분들은 마사 어머님의 병원생활과 항암치료하며 힘들어하는 장면에선,
병환으로 돌아가신 부모님의 기억으로 많은 시청자들이 눈물을 흘렸을 것 같다.
부모, 특히 어머니란 존재는 죽을때까지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은 다 같은가봐.
병실 침대에서 정신이 혼미해져서 집에 돌아온 줄 알고 아들 마사에게
“냉장고에 도미회와 된장찌개있으니 잊지말고 꺼내 먹어라”는 말...
혈압이 터져 쓰러진 후 3일간 말을 못하던 상태에서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
어머니는 돌아가시던 날, 어머니옆에 앉아있던 나에게 속옷을 갈아입으라고 채근하는
누나의 말을 듣고, 말을 할 수 없는 관계로 눈짓으로 내 속옷이 들어있던 설합장의
서랍을 가리키셨지. 그리고 몇시간후 조용히 돌아가셨다.
말을 할 수 있을 때 마지막으로 가족들에게 하신 말씀...
“너희들 몸에 아픈 부분은 모두 휴지로 닦아서 내 관에 넣도록 해라.
내가 니들 병 다 가지고 갈게”
마지막 엔딩자막과 주제가를 다 듣고선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가슴이 터질것 같았다.
벌떡 일어서서 머리를 세차게 흔들고 난 후 냉장고 문을 열어 찬 물을 한 컵 마셨으나
가슴 답답함이 사라지지 않았다.
옥상에 올라가 심호흡을 하며 택시만 간간이 달려가는 새벽도로를 한참 보며 서있었더랬다.
인생!... 죽음앞에서는 한없이 무기력해지는데 우린 왜 이리 아둥바둥 살아가는가?...
그런데... 돌아가신 부모님은 내가 어떻게 살아가길 바라실까?...
돈많이 벌고 출세하실 바라실까, 아니면 비록 부족해도 행복을 느끼며 살기를 바라실까?
어쩌면 진정 내가 살고 싶은 방식대로 살다 가기를 바라실지도 모를일이다.
그게 자유스러운 삶이니까...
그러나 지금 문제는, 자유가 가져다주는 외로움에 목졸려 죽어가고 있다는 것.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