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7일 국회에서 진행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에 대한 한나라당의 반응이 매우 흥미롭다.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이날 상임운영회의에서“미국이나 일본 정상은 국회에 초대하지 않고, 중국 주석만 초대하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미국과 일본에는 오퍼를 하지 않고, 왜 중국에만 오퍼를 하느냐”며“행정부 차원도 아니고, 국회 차원이라니 이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도“일본 의원들 만나면‘우리보다 중국 하고 더 친해지려고 하냐’면서 불만을 털어놓는다”며 은근슬쩍 딴죽을 건다.
이날 한나라당의 모습을 보면, 여우를 닮았다. 여우는 선반 위의 포도에 손이 닿지 않자“저건 신 포도야”하고 말한다. 그래도 그것은 용서할 수 있다. 포도가 올려져 있는 선반에 불을 질러 태워버림으로써 아무도 먹지 못하게 해버리는 여우, 지금 한나라당이 그런 모습이다.
외국 정상의 국회 연설은 국회의 초청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외교부나 해당 대사관의 요청이 들어와야 이뤄진다.
따라서 이번 후 주석의 국회 방문은 열린우리당이나 국회 측의 공이 아닌 것이다.
김치 파문 등으로 냉각기류가 흐르는 와중에 중국 국가주석의 국회 방문은 양국 간 화해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모처럼의 좋은 분위기를 당장 한푼어치 값이 없는 것으로 치부해 버렸다. 미국이나 일본은 왜 초청을 않느냐고 묻는 것, 이야말로 한나라당의 한계요 소탐대실이다.
이미 편가르기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것인가. 한나라당이‘천하 패권’을 잃은 이유는 천하 대세의 경중을 몰랐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혀를 도끼로 만드는 것보다 차라리‘예’와‘아니요’의 중간에 위치한 회색지대, 침묵이 낫겠다.
헤럴드경제 이준혁 기자(hyeok@heraldm.com)
17일 국회에서 진행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에 대한 한나라당의 반응이 매우 흥미롭다.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이날 상임운영회의에서“미국이나 일본 정상은 국회에 초대하지 않고, 중국 주석만 초대하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미국과 일본에는 오퍼를 하지 않고, 왜 중국에만 오퍼를 하느냐”며“행정부 차원도 아니고, 국회 차원이라니 이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도“일본 의원들 만나면‘우리보다 중국 하고 더 친해지려고 하냐’면서 불만을 털어놓는다”며 은근슬쩍 딴죽을 건다.
이날 한나라당의 모습을 보면, 여우를 닮았다. 여우는 선반 위의 포도에 손이 닿지 않자“저건 신 포도야”하고 말한다. 그래도 그것은 용서할 수 있다. 포도가 올려져 있는 선반에 불을 질러 태워버림으로써 아무도 먹지 못하게 해버리는 여우, 지금 한나라당이 그런 모습이다.
외국 정상의 국회 연설은 국회의 초청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외교부나 해당 대사관의 요청이 들어와야 이뤄진다.
따라서 이번 후 주석의 국회 방문은 열린우리당이나 국회 측의 공이 아닌 것이다.
김치 파문 등으로 냉각기류가 흐르는 와중에 중국 국가주석의 국회 방문은 양국 간 화해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모처럼의 좋은 분위기를 당장 한푼어치 값이 없는 것으로 치부해 버렸다. 미국이나 일본은 왜 초청을 않느냐고 묻는 것, 이야말로 한나라당의 한계요 소탐대실이다.
이미 편가르기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것인가. 한나라당이‘천하 패권’을 잃은 이유는 천하 대세의 경중을 몰랐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혀를 도끼로 만드는 것보다 차라리‘예’와‘아니요’의 중간에 위치한 회색지대, 침묵이 낫겠다.
헤럴드경제 이준혁 기자(hyeo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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