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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를 지낼때 쓰는 지방(紙榜)의 뜻을 알아보자.
지방을 쓰는 것은 제사를 지내는 자리에 혼령을 모시는 것으로 이를 설정(設定)이라 한다.
혼령이 오셔서 흠향하시라는 초빙글이다.
즉 돌아 가신분의 혼령을 초빙해서 소찬을 흠향하시라는 뜻인데,
이 때도 혼령이 지금 이 자리에 계신다는 마음으로 지내는 제사와,
차려진 제상을 향해 아무런 의미없이 절하는 것과는
실제로나, 혹은 정성으로서나 큰 차이가 있다 할 것이다.
그래서 지방은 혼을 부르는 주문(呪文)으로
지방은 <종이에 쓴 神主>다.
자, 다음에는
지방에 쓴 글자들이 나타내는 뜻을 풀이해 보자.
"顯考學生府君神位"
(1) 나타날 현(顯)은 나타나다, 드러나다는 뜻으로 "나타날 현"이다.
따라서 혼령이 그 자리에 "현시(顯示)하여 계심"을 뜻한다. 통상 나타나다, 드러나다, 보이다를 뜻하는 문자로는 '나타날 現',
'보일示', '나타날 顯' 등이 있지만, 現이 아니라 유독 顯으로 쓰는 이유는 무형의 形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만약 이 때 現을 사용했다면 有形의 形이 드러난다는 의미가 되기에 지방에서는 사용하지 못하고 無形의 形(神眼이 열린 사람이거나 심령이 발달한 사람만이 볼 수가 있슴)으로 나타나기에 顯을 쓴다.
(2) '아비 고(考)'는 '상고할 考'로 '高等考試'등에서 사용되는 것처럼 흔히 "깊이 생각할 고"로도 사용하지만, 지방에서의 考는
'아비 考'다. 때문에 아버지를 뜻한다. 이에 짝하여 어미니는 '어미 妣(비)'다.
때문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먼저先字를 붙여서 "선고(先考)"라 하고,
어머니는 "선비(先妣)"라 한다.
《學生》은 冠婚喪祭의 제의식중에서
상례와 제례때 자주 접하게 되는 말인데,
(3) 배울學, 날생이 합쳐진 《學生》이라는 말은 벼슬하지 않은 사람을 사후에 추서해준 말이다.
즉 벼슬하지 않은 사람을 學生이라고 쓰는 이유는
학생이란 대소과에 급제한 후 성균관에 입교한 儒生을 부르는 말로써
아직까지 공부를 더 해야한다는 뜻이 있는 문자로 벼슬하지 않은 사람에게 사후에 추서해준
외명부의 벼슬이름이다.
다시 말해 출사(出仕)하여 벼슬 길에는 나가지 않았으나
지식의 깊이나 세상을 보는 경륜만은 재주가 아까운 사람이었기에 사후에 외명부 벼슬을 추서했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 학생이란 벼슬에 맞추어서 그의 부인을 사후에 추서하여 내명부 從九品 벼슬이름인 孺人이라고
쓴다. 글자의 뜻풀이로만 보아서는 "젖을 먹여 키워준 사람"이라는 뜻이지만,
"孺人" 은 조선시대의 내명부(內命部)의 벼슬 이름이다.
從九品의 벼슬을 한 문무관(文武官)의 아내들을 "유인"이라 한다.
한 平生을 지아비를 모시느라고 고생을 하면서 고난과 애환으로 꾸려나간 여인네들의 삶의 궤적에 대한 보답이리라.
만약 故人이 벼슬을 했다면, 학생대신에 벼슬이름을 붙인다. 즉 堂上官인 刑曹判書를 했다면, 學生대신에 형조판서를
그 부인은 그 남편이 한 벼슬의 품계에 따라서 貞부인, 숙부인, 정경부인 등을 붙인다.
경국대전에 따르면 나라에는 내외명부가 있고
이 중 외명부는 남자들의 벼슬세계로 왕이 통솔하는 조정의 벼슬을 가르키는 말이고
그에 맞추어서 內命部는 궁중의 벼슬세계 즉 왕비가 통솔하는 궁안의 벼슬세계를 말한다.
(4) 관청府와 임금君이 합쳐진 府君이란 왕의 장인을 뜻하는 부원군의 준말이거나 종친 서열에서 종1품의 벼슬을 뜻하는 부원군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관청을 뜻하는 府의 주인(왕君)이라는 뜻이다.
즉 아직까지도 공부를 더해야만 하는 학생들만을 모아둔 관청의 장이란 뜻이다. 하위관료들의 집합체의 장이란 말이다.
집을 나타내는 闕宮閣廳樓府家舍屋戶 중 궐각궁청 다음으로 높은 관청을 나타내는 말이고
그같은 높은 관청의 장이란 뜻이다.
(5) 귀신神과 벼슬位가 합쳐진 신위(神位)는 혼령이 계신 자리라는 뜻인데, 혼령이 와서 앉아 있는 위치를 나타낸다.
즉 혼령이 와서 계신다는 뜻이다.
귀신神은 陰鬼와 陽神 중 귀신을 뜻하는 보일示와 하늘나라의 사자로 제천대성을 뜻하는 잔나비申의 神으로 이루어진 문자로 이 문자는 鬼神을 동시에 나타내는 말이다. 따라서 조상 즉 돌아 가신분이 그 전생에 지은 業에 따라서 鬼가 된 이도 있을 터이고, 神도 된 이가 있을터인데, 이 둘을 아우르는 문자인 것이다.
통상 우리가 부르는 魂이란 三魂六魄 中 육도윤회를 하지 않고 이 지구상에 남아 있는 잔류靈氣인 하나의 혼을 부르는 것이므로 神이라고 쓰는 것이다.
통상 인간의 혼은 통상 죽기 3일 전(예외적으로 1달 전에 떠나는 이도 있다)에 떠나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一魂이 있고,
그 인간이 평생 지은 선악의 업보에 따라서 죽은 후 49일 내에 다시 태어날 몸을 받아서 떠나가는 一魂이 있으며,
자기가 태어나고 자라고 죽은 그 자리에 잔류영기로 남아 있는 一魂이 있는 바, 우리가 제사를 지내면서 초빙하는 넋은 바로 이 잔류영기다.
이 영기는 영원히 이 지구상에 남아 죽은 그 인간의 형태로 존재하기에 우리가 언제든지 불러 볼 수가 있는 것이다.
또한 位란 위치란 뜻도 있지만, 여기서는 벼슬位다. 그
래서 神位란 이 지구상에 남아 있는 殘留靈氣의 벼슬자리란 뜻으로 다시 말해서 죽은자의 죽을 때의 벼슬의 위치로 화현된 잔류영기가 와서 앉은자리가 된다.
(6) 또한 지방을 表意文字인 文字(한문)로 쓰는 이유는 문자에는 문자를 지키는 文字神이 있어서 지방을 쓰서 붙이면 문자신이 혼령을 불러서 오게하는 힘이 있기 때문인 것인데,
이를 표음문자인 한글로 쓰서 붙이면 혼령을 불러 올 수 없기에 한글로 쓰지 않는 것이다.
이 때는 단지 추모의 뜻 밖에 없는 것이므로 제사의 진정한 의미는 반감될 수 밖에 없다.
지방은 꼭 종이에 붓글씨로 써야 할 필요는 없겠지만, 붓글씨 자체가 쓰는 사람의 혼신의 혼이 실려 있기에 가급적이면 붓글씨로
쓰야만 한다. 편리하다고 볼펜으로 대강 대강 쓰는 것은 참으로 무의미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요사히는 사진을 지방 대신 갔다놓고 지내기도 하지만, 이는 혼을 부르는 힘이 없다. 단지, 문자의 진정한 뜻을 모르는 현대인들에게는 이것이 보다 더 고인을 기리고 추모하는 마음은 지방 보다는 강해질 수는 있을 것이다.
지금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제사는 번거롭고 벅찬 것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특히 여기에 지방까지 쓰서 붙이라고 한다면 더욱 더 그럴 것이다.
그래서 나온 편의한 편법이 바로 한글지방이다.
애틋한 정성이 함께하면서 쓴 한글지방으로서
『존경하옵고 사랑하옵는 우리 아버님이 계신자리』, '존경하옵신 아버님 신위'
혹은
『 아직도 보고 싶고 품에 안기고 싶은, 우리 엄마가 계신자리』, ' 사랑하는 어머님 신위'
혹은 ' 현고학생부군신위'
혹은 '아버님'
등으로 쓴다고들 하는데, 나는 아직까지 보지를 못했다.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보이지도 않고, 그래서 혼백이 오셨는지 안오셨는지도 알 수가 없겠기에
어차피 제사는 오직 "정성"을 들어 지내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것일 수가 있겠지만,
그래서 誠齊者들의 정성이 중요하겠지만,
우리같은 사람이나 죽은자들의 혼백을 볼 수 있는 전문가들이 보기에느
문자신이 있어서 神을 부를 수 있는 문자로 지방을 쓰서 붙이느냐,
아니면 사진으로 대신하거나 혹은 한글로 지방을 쓰서 붙이느냐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이는 바로 혼백을 불러 오게하느냐 아니면 혼백없이 성제자들만의 추모의 장으로 끝나느냐 하는 큰 차이가 있기 떄문이다.
요즈음 예수교 신자들은 우상숭배를 이유로 자기를 낳아준 조상들의 제사조차도 모시지를 않거나 혹은 일부 그래도 양심 있는
후손들은 제사는 지내지를 않지만 모여서 기도로 대신한다고들 한다고 들었다.
만약 혼백을 모시지 않고 단지 추모의 개념만이라면 집에서 모여서 가족들끼리 제사를 모시는 것도 이와 별반 차이가
없으리라고 본다.
지금은 그 세력이 많이 약화되어서 별로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아직까지도 전라도 정읍을 중심으로 그 세력이 상당수 남아 있는
無極大道의 아시는 분이 나에게 찾아와서 말씀하시기를
" 우리의 후손들이 예수교를 믿는 관계로 제사를 지내주지 않아서 조상들이 배가 고프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으니, 제발 대신 좀
전달해 주셔서 제사를 지내게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해왔는데, 이를 거절하기가 뭣해서 할수없이 수소문을 하여
그 분의 후손을 찾아서 사정설명을 드렸드니, 맏이네와 둘째네가 완강이 거부하길래 할 수없이 3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부탁을 했더니만, 착한 셋쨰가 거절하지 못하고 제사를 지냈다.
그 후 그의 조상혼들이 찾아와서 고맙다고 했는데,
제사모시기를 거부했었던 첫째와 둘째네는 폭삭망하고 아들 딸들이 요절하여 절손되다시피 했고, 둘째네는 조상의 음복을
받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손을 이어가면서 먹고 살만한 부자가 되어 살고 있다.
오늘 어떤 사람이 엉터리로 설명한 지방에 대한 글을 보고,
혹여 우리 회원들도 더 이상의 口業을 짓지 말았으면 하는 뜻에서 지난 번에도 설명했던 지방이 뜻하는 의미를 다시 한 번 더
살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