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존경하는 박정희 각하

라즈니쉬 2006. 12. 13. 23:10

* 박정희 전 대통령각하는 제가 국민학교 5학년 때, 쿠데타를 일으켜 청와대를 접수했습니다. 반장선거를 통해 대통령은 선거로 뽑는 줄 알았었는데, 선거를 하지 않고도 청와대를 접수하는 방법을 알려주신 분입니다...쿠데타가 어쩐다구요? 꿩잡는 게 매인데, 그까짓 쿠데타가 대숩니까? 육군 소장이 못된 제가 부족한 놈이지요.

* 쿠데타가 성공하자 혁명공약을 외우게 했고, 학교를 오갈 때는 두 줄로 서서 기를 들고 군가를 부르며 다니게 했습니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군가를 알려주고 행진하는 법까지 알려준 당시 박정희 소장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70년대 들어와 TV에서 평양 학생들이 줄서서다니는 장면을 보고 북한과 같은 방식으로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박정희 시절이 좋았다는 젊은이들을 보면 북한식 교육을 먼저 받은 사람으로서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쿠데타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인사라고 해야 "안녕하세요." 밖에 모르던 저에게 "재건합시다"라는 새로운 인사말을 가르쳐 주신 분입니다.

* 말로만 듣던 중대장, 대대장, 연대장 등 군대 계급 명칭을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군사교육을 받게 하여 몸에 익히도록 해주셨습니다.

* 일본 기업들로부터 뒷돈까지 받아가며 성사시킨 한일회담으로 '데모'의 '데'자도 모르던 중학교 일학년이던 제가 시위에 참가하게 하신 분입니다.(선배들이 교실을 돌아다니며 모두 운동장으로 집합하라는 명령을 받고, 월남파병과 한일회담 반대 시위에 참가했지요.)
  
* 밀가루 대통령이라는 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선거 때는 꼭 서민들에게 밀가루와 강냉이가루 아니면 고무신이라도 나누어주셨던 인정이 많은 분입니다. 훗날 알아보니 현금을 받은 분들도 무척 많더라구요.. 얼마 전 경제학교수가 쓴 글에서, 외환위기의 바탕이 됐던 6-70년대의 깡통경제발전은 밀가루와 고무신선거 그리고 사바사바 문화 유행이 큰 힘이 되었다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 청소년들이 부르는 유행가 마저도 불러야 할 노래인지 직접 선별해주셨고, 공장의 굴뚝과 벽마다 붉은 색으로 "방공 방첩"과 "간첩도 자수하면 양민"이라는 표어를 써놓음으로서 보는이들로 하여금 예술적 감각을 깨우치게 해주셨습니다.

* 죽고 사는 것이야 각자 타고난 팔자소관이고, 외국에 한번 나가보는 게 소원이었던 당시 젊은이들에게 월남과 독일 등 해외 구경을 시켜주신 분입니다.(노동자와 파월장병들에게 돌아갈 봉급을 중간에서 많이 챙겼다고 하는데 그게 무슨 대수입니까)

* 국민교육헌장을 공포하여 초등학생과 대학생은 물론 민관군 모두가 외우게 해서 머리가 녹슬지 않게 해주고 애국심을 고취시켜준 분입니다.  

* 술자리에는 꼭 영화배우와 탤런트, 가수와 여대생을 불러 옆에 앉혀놓고 마시는 바람에 우리 나라의 많은 여자연예인들과 여대생들에게 청와대를 구경시켜주셨습니다. 여성차별이 심하던 시절에 보기드문 페미니스트였다고 생각합니다.

* 청탁과 접대를 이용한 정경유착과 부정과 부패를 어떤 식으로 해야 직장인들의 살림에 보탬이 되는지 알려주셨고,  민중을 탄압하는 방법을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주신 분입니다.

* 유신헌법이 공포되는 바람에 서당을 다녔어도 유신이라는 한자를 모르고 있던 저에게 쓸 수 있도록 하셨고 더불어 뜻도 정확히 알려주신 고마운 분입니다.

* '한국적 민주주의'와 '유신통치'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신 세종대왕에 버금가는 통치자이십니다.

* 전 국민에게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어, 법을 어기고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밀고 나가면 된다는 진리를 깨우쳐주셨습니다. 그래도 시원치 않았는지 직접 나서 유신헌법으로 본보기를 보여주시기도 했습니다. 아마 그양반 살아 생전에 남자를 여자로 바꾸는 일만 빼놓고 못하는 일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교통순경이나 통행금지에 걸려도 돈만 쓰면 풀려나오고 타협만 잘 하면 세금도 깎아주는 사회를 만들어, 돈을 아껴쓰는 방법을 알려주신 분입니다.

* 박정희 각하를 보지 못하는 어린 학생들과 민중을 위해 교실과 동사무소 면사무소 등 사람들이 모이는 사무실마다 자신의 사진을 걸어놓고 사진이라도 보도록 해주신 분입니다. 언제부터인지 대통령들의 사진이 사라졌더라구요..나중에 알았지만 북한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김일성 장군 사진이 걸려있더군요.  김일성이 박정희를 따라 했는지 박정희각하가 김일성을 따라 했는지는 지금도 모릅니다.  

* 죽는 시기까지 잘 잡아 죽는 바람에 민중들을 학살하고 군사독재를 다시 부활시킬 든든한 제자 전두환을 길러내신 분입니다.

* 남의 눈에서 피눈물 나게 하고 장기간 독재정치를 하면 본인과 자식들까지 어떠한 대접을 받는지 몸소 보여주신 분입니다. 이 외에도 많지만 이만 줄이겠습니다.

* 훌륭한 지도자의 딸인 박근혜에게 사과하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당치도 않습니다. 여자인 점을 감안하면 쿠데타는 무리이고, 노무현대통령 탄핵결의 때 그윽한 미소와,  한나라당의 암컷 수컷들이 어울린 광란의 무대를 잘했다며 격려하는 것으로 그의 넓은 가슴을 충분히 읽었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박근혜는 아버지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아버지의 유지를 계속 잘 받들어가라는 뜻에서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박정희각하의 기념관을 지으려면 제가 올린 자료 중에 모자란 것은 더욱 보강해서 하나도 빠짐없이 진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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