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자유인

무관심 외 몇 꼭지의 글

라즈니쉬 2011. 4. 2. 01:39



무관심

상대방을 아프게 하는
가장 예의 바르고도 잔인한 방법

잘해주면 짓밟고 싶어질 때가 있죠.
상대가 무슨 말을 듣기 원하는 줄 너무나 잘 알면서도
끝까지 그 말만은 하기 싫은 어긋남 같은거요.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 은희경

여자와 헤어지는 건 간단했다.
어느 금요일 밤에 여자에게 전화거는 걸 그만두었다.
그뿐이다.
그녀는 깊은 밤까지 전화를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열두시까지 기다리다가 그녀는 체념할 것이다.

그리고 세수를 하고 이빨을 닦고 침대에 누워
내일 아침에는 전화가 꼭 걸려올 거라고 생각한다.

불을 끄고 잠든다.
토요일 아침에도 전화벨은 울리지 않는다.
그녀는 창문을 열고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화분에 물을 준다.

그리고 점심때가 지나도록 계속 기다리다가
이번에야말로 정말 단념할 것이다.
거울을 보고 빗질을 하면서 연습이라도 하듯이 몇번 웃어본다.
그리고 결국은 이렇게 될 줄 알았다고 생각한다.

1973년의 핀볼
나는 다카시의 친절함을 저주하고
성실함을 저주하고 아름다움을 저주하고
특별함을 저주하고 약함과 강함을 저주했다
그리고 다카시를 정말 사랑하는
나 자신의 약함과 강함을 그 백 배는 저주했다

울 준비는 되어 있다 / 에쿠니 가오리

사랑 밖에 있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단순한 것도
사랑안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확대되어 보이고 미화되어 들린다.
그래서 사랑이란 말은
때로는 부정적인 것도, 잘못된 것도
더 드라마틱하게 포장하는 오류에 우리를 빠뜨린다.

고마워요, 소울메이트 / 조진국

머리를 툭툭 치고 목을 조르지 않아도
폭력으로 간주할 수 있는 짓은 세상에 많이 있다.
거기에는 소리 지르는 것,
공개적으로 창피를 주거나
상대방을 뚱뚱하고 매력 없다고 느끼게 하는 것도 포함된다.

속이는건 뭘까.
그것은 바로 신뢰를 철저히 배신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속이는 사람들은 신경 쓸 일이 아주 많다.
그들은 당신의 시간과 감정을 갉아먹는다.
어떤 사람은 변명을 늘어놓고, 어떤 사람은 변명조차 안 한다.
심지어 당신 탓으로 돌리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처럼 아주 복잡하고 마음 아픈 일을 당했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은지 아무도 말해줄수 없다.
하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있다.
이게 바로 당신이 원하던 관계인가?

상대방의 행동이 사람을 질리게 만들어서
어떻게 할지 고민조차 안 되는 때도 있다.
당신의 실수는 그런 사람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실수를 만회할 지름길은 실수에서 배우고,
얼른 거기서 빠져나와 이제부터라도 현명하게 선택하는 것이다.

서두르자,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 그렉 버렌트, 리즈 투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