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을 향해 해바라기처럼 활짝 웃는 수많은 당신의 사진이 있지만,
제 가슴엔 당신의 이 표정만이, 가시가 되어 박혀있습니다. T T...>
아네스의 노래
이 창 동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 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 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 소리에 얼마나 마음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 전에 내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 맡에 선 당신을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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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점심시간 무렵,
TV에 YTN의 영화소개 프로가 나오길래 별 생각없이 보고 있었는데...
영화 '시'에 대해 설명하는 진행자의 해설...
"... 아이(윤정희의 손주)가 몇몇 친구들과 함께 여학생의 투신자살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세상과 이 사회의 모습에..."
여기까지 듣자,
"아, 그 분의 죽음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다시 생각해보자는 메시지를 가진 영화구나"...
하는 생각이 즉시 들었다.
유시민이 '운명이다'라는 자서전을 집필하며 상처를 치유했듯이,
이창동!...
그는 '시'라는 영화 한 편을 제작하면서 자신의 슬픔을 치유해내고 있었구나.
스스로 치유해 낼 수 있는 방법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그나마 행복하다.
제대로 된 글을 쓰거나 영화를 만들 능력도 없는,
그를 사랑한 이 나라의 마음여리고 심성착한 보편상식적인 서민들은...
아직 그를 떠나보낸 슬픔을 치유할 방법이 뾰족히 없다.
고작 가슴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이리 삭이고 저리 삭여보다가,
넷상에 떠도는 그의 모습을 덜컥 만나기라도 할 때면 또 눈가가 젖어드는 날의 반복.
노무현 대통령 서거시에 그들이 하던 말.
"지 애비가 죽었다고 해도 저렇게까지는 안울거다"
그래, 맞다. 니들말이...
진실에 귀막고, 사실에 눈감고, 가슴없이 살아온 자들아!...
난 우리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도 그렇게는 안울었다.
인간으로서 가족친척도 아닌, 타인인 한 인간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했을 때,
그를 떠나보내는 사람들의 심정은 니들 상상밖의 그런거란다.
진실한 사랑 한 번 결코 못해봤을 것 같은 자들아!...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이다.
부처님께 오랜만에 작은 부탁을 드려본다.
나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부처님!... 저 사람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목탁채로 저들의 대그빡 108번만 쌔려주소서."
PS. 6/2 지방선거를 압승으로, 이 땅에 5월의 슬픔이 조금은 치유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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